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의료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요시다 타로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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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일인당 국민소득이 천 달러가 조금 넘고 인구도 천백 만 명이 조금 넘는 수준의 섬국가다.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로 1959년 1월 카스트로 정권을 수립했다.

오랜 내전과 미국의 경제제재 관련 뉴스로 익숙하고 책으로는 체게바라평전을 통해 만났던 국가다. 그 동안의 접한 정보들을 통해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공산주의 국가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로 자유무역주의가 아니기에 가난하고, 카스트로 정권 이후 계속된 임기는 북한과 다를 바 없는 독재국가라는 이미지가 느껴지며 절대 권력엔 절대부정이 발생한다고 그렇고 그런 나라려니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쿠바가 세계적 의료모범국이라며 전 세계 선진국은 물론 미국까지 쿠바의 의료를 연구하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단순히 책을 위한 거짓말 마케팅이라고 하기에는 책에서 느껴지는 포스가 남달랐다. 그리곤 한 줄 한 줄 정독하여 읽어나갔다.

GNP가 천 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의 국가가 어떻게 모든 국민의 의료비를 전부 부담하며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비를 전부 감당하면서 게다가 전 세계의 재난 발생시 가장 많은 의사를 보내고 가난한 나라의 의료봉사는 물론, 그들의 의료교육까지 책임질 수 있는 것일까?

이 현실 같지 않은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실현하며 공산주의 국가이면서 의료선진국의 모습을 갖춘 쿠바의 비밀은 파헤치는 재미만으로도 책장을 넘기는 힘이 되었다.

쿠바에 대한 나와 같은 편견을 가졌던 사람은 목차만 봐도 놀라울 것이다.


미국보다 유아사망률이 낮은 쿠바

의료붕괴한 영국이 모델로 배우는 나라

세계보건기구 사무국장이 보증한 의료대국

그러나 이것은 정말 맛보기일 뿐이다.


패밀리 닥터에서 전국병원까지 1~3차 의료 시스템과 말뿐인 서양의 가정 담당의가 아니라 요람에서 죽을 때까지 정말 가족 같은 패밀리 닥터 시스템은 의사와 환자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미국의 경제 봉쇄로 인해 오히려 바이오공학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대체의료 철학의 기준을 만들고(사실 쿠바의료는 개발도상국의 ‘본보기’가 되어가고 있다. 유엔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5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쿠바의 자연·전통의료의 개발을 선택했다.<P144>) 백신을 개발하고(각 연구소가 서로 경쟁을 하지 않는 쿠바만의 장점) 그것을 또한 돈벌이의 목적으로만 사용하지 않으며 가난한 국가에는 로얄티를 받지 않은 행위는 마치 ‘국가적 노블리스오블리제(선진국에서는 오히려 가난한 국가, 개발도상국을 모두 돈벌이로만 보는 것이 현실이다)’를 보는 듯하다.


“그렇게 정한 것은 제3세계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싸움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그건 미래를 염려하지 않는다는 말이죠.”<P102, 판매 로열티를 포기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은 베레즈 박사의 말>


또한 히말라야 산중까지 달려가는 쿠바 의사들의 헌신과 미국의 불우한 학생들에게도 쿠바 무료 의료교육의 장을 여는 포용은 놀라웠다. 결국 정치적 음모가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색안경을 끼고 보던 사람들에게 쿠바의 진심은 통했고 쿠바의 외교력에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의료였다.

경제봉쇄 문제에서는 쿠바를 고립시켰다기보다 오히려 미국이 고립당하고 말았다. 이것에도 쿠바의 의료원조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아야 마땅하다.(P207)


아이러니는 이런 전방위적인 국제 의료 봉사단을 파견하는 쿠바의 의료진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직후에 편성된 1500명의 의사들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당시 쿠바를 상대로 경제봉쇄를 40여년 이상 지속해왔던 적국이었다. 그러나 이런 혜택을 미국은 거절했다. 그러나 쿠바는 이 의료단을 그대로 해체하지 않고 인원을 더 늘려 2005년 24,950명의 쿠바 의사들이 세계68개국에서 일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의사들이 금전적인 혜택 없이(쿠바의사는 박봉의 삶을 산다) 무료 의료 봉사를 할 수 있을까?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없는데 왜 의사가 되었죠?

의사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직업입니다.(P215)


이런 내용이 반복적으로 쿠바 의사들의 자긍심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리병원이 생기는 문제로 시끄러운 우리나라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더욱 감동스러웠던 것은 이런 쿠바 의사들에게 국가는 건강의 보급과 인류에의 책무라는 윤리관을 갖도록 의사들을 최신 교육기술로 훈련시키며, 국방예산비를 줄여서라도 사회보장 제도를 지키는 것으로 답했다.


‘단 한 명의 인간의 생명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의 전 재산보다도 100만 배나 더 가치가 있다.’는 체게바라의 말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는 없어야 한다.’는 쿠바헌법 제 9조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지금 의료선진국 쿠바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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