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시여행 - 도시 골목골목, 우리 문화와 이야기를 따라 걷다 참여하는 공정여행 2
이병학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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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병학님의 <대한민국 도시여행>은 저자가 2009년부터 2010년 가을까지 신문에 주말섹션으로 연재하던 기사들을 손재해 엮은 것이다. 대한민국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삭막하기 그지없는 도시인들에게 우리 문화와 이야기를 따라 걷는 남다른 하루를 선물하기 위한 작가의 선물인 셈이다.

여행이라고 하면 꼭 가방을 싸고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고 먼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는 도시 속에 감춰진 곳을 이야기하며 여행에 대한 시각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시간에 쫓기며 여행을 갈망하지만 매번 좌절해야하는 이들에게 가능한 여행을 보여준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작가가 소개하는 모든 도시에는 문화가 숨겨져 있다. 이 책의 가치를 알고자 먼저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먼저 펴봤다.

제주 도심 걷기에 소개된 곳은 제주사람들의 표현에 따르면 관덕정에서 출발하여 남문로타리를 지나, 오현단을 거쳐 동문시장 골목을 지나쳐 산지천 끝까지 3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작가가 소개하는 지역은 제주시청이 활성화되기 이전, 제주도에서 가장 발달한 상업지역으로 제주유일의 지하상가와 최초의 영화극장 등 제주도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것이다(지금은 제주시청에 이어, 두 번째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그렇기에 당연히 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이곳을 오랫동안 다녔다. 출발지로 소개되는 관덕정은 어릴 때부터 당연히 그곳에 있어야하는 것이었고, 제주 목관아의 출토와 신축과정은 내 눈으로 직접 보기도 했다. 하지만 우체국 앞 나무가 270년이나 되었다는 것도 남문에서 관아로 이어지던 곳에 한짓골이라는 식당은 알아도 그 도로 자체가 한짓골이라고 불렸다는 것도, 그 곳이 찻집과 서점이 즐비하여 문화예술인들이 북적이던 골목이라는 것도 나는 알지 못했다. 또한 그렇게 자주 다니던 골목 뒤편으로 시내 유일의 전통초가는 듣도 보도 못했다. 제주성터와 오현단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굳이 찾아가려 하지 않았고 깨끗해진 산치천은 지나가며 보기만 했을 뿐인데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더 애착이 가게 되었다. 여름 휴가때 친정나들이를 가면 꼭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곳을 부록으로 받은 도시별 워킹맵을 들고 걸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나는 다시 첫 장으로 넘어가 서울 성곽 걷기를 보았다. 내가 살던 곳의 소개도 남달랐기에 나의 기대치는 높아졌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나의 기대치를 만족시켰다. 모르는 사람도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눈에 보이는 경로를 보여주고 자세한 설명, 그리고 부가적으로 안내가이드의 활동시간 같은 서비스를 소개함으로써 누구나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은 도심 속 문화와 함께 걷는 여행을 소개한다. 이미 소실된 성곽과 아직 보존되고 있는 곳의 자세한 설명, 그리고 중간중간 소개된 사진들.


전 세계적으로 이제는 많은 인구가 도시에 산다. 그러면서 문화가 파괴되고 환경이 파괴되며,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갈수록 사회문제만 늘어난다는 이 시기에 우리는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문화를 찾으며 여행을 하고, 걷는 운동을 하며 건강을 찾고, 내가 사는 도시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져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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