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로 떠나는 미식여행

도쿄, 행복한 한 그릇
이진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나는 항상 여행을 꿈꾼다. 그것도 미식여행.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내 친구들은 모두 날 째려본다. 평소에 소식하면서 무슨 미식여행이라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할 말이 많다.
“한꺼번에 많이 먹지 못할 뿐이지 한 두 시간이 지나면 항상 배고프다고!”
미식 여행.
많이 못 먹어도 좋다. 다양한 음식을 접하고 다양한 미각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지, 많이 먹는 게 목적이 아니다. 게다가 많이 못 먹는다면 그것에 맞게 계획하면 그만이지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내가 계획하는 미식 여행의 첫 번째 도전 나라는 바로 일본이다. 결혼을 하게 되니 남편과 함께 해야 하고, 남편의 직업 때문에 오래 휴가를 낼 수 없기에 가까운 나라를 찾다보니 일본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모임을 같이 하는 후배의 아내가 일본어 선생님으로 자주 일본을 여행하니 조언을 들을 곳도 있다. 더군다나 일본 음식은 눈도 만족시키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하니 많이 못 먹는다고 슬픈 나라는 아니다.

그 첫 번째 도전나라, 일본을 향해 떠나기에 앞서 도쿄,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 곳의 음식을 미리 접하며 정보를 얻고자 <도쿄, 행복한 한 그릇>을 손에 집었다.

우와~!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자주 한 말이다.

스시와 라멘을 시작으로 우동, 덴푸라, 철판요리, 카레, 돈부리, 꼬치구이와 독특한 카페, 일본식 양식을 소개하고 다양한 음식과 이야기가 가득.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 내 입맛에 딱 맞는 책이었다. 미식여행을 꿈꾸며 이러저러한 책들을 접했지만 이 책처럼 날 만족시킨 책은 없었다.

예를 들어 스시만 보더라도 스시의 역사를 살짝 건드리며 스시의 명소들을 주머니 사정에 맞게 다양한 컬렉션으로 소개하고, 각 음식점마다 분위기와 메뉴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물론 어시장 정보와 일본 음식점들을 접하면서 느끼게 되는 에로사항이나 기본 에티켓까지 꼼꼼히 알려준다. 게다가 컬러풀한 사진은 보너스다! 풍부한 사진을 첨부함으로써 글로서 표현하기 힘든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보여준다.

책을 읽는 내내 가고 싶은 식당의 목록은 갈수록 늘어나고 그 곳마다 접다보니, 접힌 페이지가 수두룩, 책의 두께가 두 배는 늘었다. 게다가 책을 다 읽고 나니 허기와 포만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은 또 무슨 일일까? 그만큼 사실적으로 표현된 사진(포토샵을 최대한 억제한 듯)이 주는 감흥은 대단하다. 또한 그렇기에 부작용(?)도 심하다. 지금 당장 도쿄로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