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린의 멜로디북 - Lovelyn's Melody Book
린 (Lyn)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 연예인들이 쓴 책들이 에세이, 여행, 외국어, 뷰티, 장르에 불문하고 출판되고 있다. 일명 잘나가는 연예인의 책들은 일단 판매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것 때문인지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나 몇 해 전 불거진 대필사건의 여파는 연예인들도 어쩔 수 없는 보통 사람, 모든 것을 다 잘 하지는 못한다는 일종의 안도감마저 주며 일단락됐다. 그러나 대필 사건의 알려진 책 중에 자신이 감명 깊게 본 책이 있다면 그 배신감은 어떨까? 아쉽게도 내가 좋아하고 내가 주변에 자신 있게 소개해 주던 책 중에 한 권이 그랬다(그 책의 저자는 전문 연예인은 아니었지만 TV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니 반은 연예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충격은 생각보다 심했고, 내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그 상처를 안고 다시금 내 손에는 연예인이 쓴 책, <러블린의 멜로디북>이 들려있다.

가수 린이 데뷔한 지 오래지 않아 연예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신인의 풋풋함과 솔직함에 매료되었다. 그녀가 데뷔했을 때 목소리가 좀 특이한 가수정도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뒤이어 그녀의 음악이 관심을 받으면서 그녀의 매력적인 보이스와 노래에 팬이 되었다. 그런 첫인상의 린이라면 최소한 뒤통수를 또 맞는 일은 없을 거라 기대하면서 책의 비닐 포장지를 뜯었다.

생애 두 번째(비록 첫 번째는 공연이 목적이었지만) 뉴욕 여행을 다녀온 가수 린이 사랑하는 뉴욕이야기를 시작으로 이 세진(가수 린의 본명)의 사랑, 이별, 후회, 아쉬움이 담긴 그녀의 낙서 같은 끄적임과 노래에 담긴 그녀의 사랑 이야기가 덤으로 담겨있다.

‘미제는 똥도 달다’라는 옛말을 내세우며 뉴욕을 찬양하지만 어쩔 수 없는 토종 한국인지라 한식전문점을 찾아 먹거리를 해결하며 처음 타 본 뉴욕의 지하철에 흥분한 이야기, 길거리 예술가의 마음도 추측해보고, 거리를 활보하며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 그녀가 좋아하는 장소, 그녀가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를 수다처럼 펼쳐놓는다. 또한 이제 서른을 갓 넘긴 싱글 녀인 이 세진의 사랑에 대한 낙서 같은 이야기가 이어지고 지나간 사랑에 대한 수다가 펼쳐진다. 게다가 회를 싫어하는 그녀가 새로운 맛을 좋아하게 된 동네 맛집 <멸치집>에서의 부모님과 외식한 이야기, 홍어삼합과 브로콜리를 지독히 좋아해 냄새 때문에 홍어삼합을 싫어하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된다는 그녀의 일상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쓴 노랫말에 담긴 그녀의 이야기가 살짝 얹어진다. 가수 린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거부감 없이 읽혀지는 여자의 수다가 담긴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란색표지에 사진이 가득한 구성, 부담되지 않는 분량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야기와 동떨어진 듯 한 사진이 나오거나 너무 작은 글씨는 책에 빠져드는 데 걸림돌로 작용되었다. ‘책의 두께도 얼마 안 되는데 글씨체 좀 키우시지.’ 하고 출판사에 넌지시 말해주고 싶었다. 게다가 30대 싱글 녀인 가수 린의 낙서 아닌 낙서, 수다 아닌 수다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남성에게는 어필할 수 없는 책이다.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이 쓴 수다이면서 지극히 저자의 주관적인 에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