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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의 복음
톰 에겔란 지음, 손화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40년의 시간차를 두고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똑같은 살인 방식은 모방범이 아닌 어떤 집단에 의한 살인이라는 사실을 밝혀준다. 피해자들은 피의 의식에 의해 살해되었으며 주변에 피 한 방울의 자국도 없지만 피해자들의 몸에는 피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선 고고학자 비외른 벨토.
40년 전 발견된 루시퍼의 복음으로 추정되는 고문서가 우크라이나에서 또 다시 발견되고 비외른 벨토에게 의뢰된다. 그러나 40년 전에 연구하던 지오반니 노블레 교수는 미치광이 살인자가 되어 실종되었고 40년 후 비외른 벨토 주변에서는 고문서와 관련된 사람들이 하나씩 피의 의식에 의해 살해된다. 이런 와중에 벨토는 고문서와 관련된 두 집단에 의해 보호와 위험을 동시에 느끼게 되지만 누구도 믿지 못한다.

고문서의 비밀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트라이퀴트라와 크리스몬 상징.
루시퍼의 복음의 비밀의 해답은 ‘하르가-메-기도-돔.’
예수 탄생 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루시퍼!
우리가 알고 있는 사탄의 모습은 변형된 것이라는 주장과
서기 325년에 폐기가 결정된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졌던 고문서 루시퍼의 복음!
세상을 창조한 신, 세상을 끝장 낼 신. 종말의 예언.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문서들의 해독으로 모든 비밀을 밝혀줄 루시퍼의 복음!
묵직한 주제와 사건으로 구성된 이야기지만 작가의 뛰어난 필체와 위트 있는 표현, 멋진(외모나 능력은 오히려 불완전하지만) 캐릭터들은 책의 두께와 반비례하며 오히려 즐거움을 선사한다. 예를 들면 주인공은 자신을 ‘노르웨이에 사는 신경과민의 별 볼일 없는 고고학 조교수’라고 하거나 ‘눈이 나쁜 알비노(비외른 벨토)와 벙어리(모니크), 귀머거리(알도 롱바르디 교수)로 이루어진 세계 최강의 팀(본문 163쪽)’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지극히 불완전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지극히 인간적이기까지 하다.
이렇게 불완전한 주인공들과 더불어 CIA를 포함한 국제적인 조직과 피의 제식을 벌이며 주인공을 위협하는 드라큘기사단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누가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은 역시나 루시퍼의 복음에 달렸고 이 문서를 쫓는 그들은 둘 다 집요하다.
우크라이나, 노르웨이, 암스테르담(네델란드), 파리(프랑스), 까르까손느(로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넘나드는 스케일과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 그리고 충격적인 결말!
선과 악, 신과 악마에 대한 재해석, 종교와 권력에 대한 인간들의 역사!
모든 부분을 아울러 작가의 넘치는 지식이 놀랍고 그것을 작품에 녹이는 실력은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