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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떠나지 않았더라면
티에리 코엔 지음, 이세진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테러에 희생된 아들의 죽음 이후 한 아버지의 삶이 송두리째 변했다는 최소한의 정보(나는 평소에 책을 읽기 전에는 책의 앞뒤표지의 문구도 읽지 않고 오히려 책을 다 읽은 후 읽는 편이다)만을 가지고 선택한 <널 떠나지 않았더라면>. 단순히 감성에 호소하는 작품이었다면 이 책은 내 기억에 그저 그렇고 그런 책으로 남았으리라. 이미 그런 류의 작품들은 내게 너무나 익숙했기에 내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보다 남다른 그 무엇인가가 있어야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성공했다. 미디어의 발달로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사건, 사고 소식에 관한 뉴스로 우리는 이미 죽음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이제는 죽음, 테러와 같은 소재도 너무 식상해진 지 오래다. 희생자 가족의 아픔, 화해…. 예전에 소재만으로도 신선했던 이런 이야기는 더 이상 우리를 감동시키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신선하다.
첫째 남다른 구성.
다니엘과 장으로 이중으로 나열된 이야기와 그 사이에 벌어지는 앵커 에릭 쉬마의 이야기.
두 개의 사건과 또 다른 하나의 이야기가 연결되면서 결말로 치닫는 이 색다른 시도는 신선했다.
둘째 수박 같은 이야기.
겉은 녹색 껍질에 속은 빨간 과육이 가득한 시원한 수박처럼 어느 날 갑자기 폭탄 테러에 의해 어린 아들을 잃은 아빠의 아픔과 가족의 파멸을 이야기하지만 어느 노숙자의 납치, 특종에 목마른 한 물 간 뉴스 앵커와 방송국을 통해 쇼와 다를 바 없어진 뉴스, 미디어에 대한 작가의 날 선 고찰이 돋보인다.
셋째 빠른 템보로 읽히는 이야기.
역자도 말했듯이 달콤한 로맨스도 없고 유머러스한 활력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읽혀지는 이야기. 이것은 작가 티에리 코엔의 능력이다.
데뷔작 <살았더라면> 이후 이제 겨우 두 번째 작품인 <널 떠나지 않았더라면>은 결코 그의 전작 <살았더라면>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주는 명작이다. 이전까지 접했던 프랑스문학과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 이 작가의 작품을 나는 앞으로 계속 섭렵하게 될 것 같다. 이미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