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프 2 - 쉐프의 영혼
앤서니 보뎅 지음, 권은정 옮김 / 문예당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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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의 카리스마에 한 순간에 ‘똥덩어리’로 전락했던 첼리스트가 있다면 요리 사관학교에서 에스코피에의 방에서는 ‘10분 체벌’이 있다. 버나드 교수의 똥타령은 졸업을 겨우 나흘 앞두고 누구에게나 다 거쳐야 하는 ‘10분 체벌’의 두려움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탈출하고 졸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생길까? 그러나 요리 사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이미 주방의 거친 세계를 경험(물론 풋내기로 쓴맛을 보았지만)을 했던 보뎅에게는 버나드 교수(강마에)의 카리스마는 두렵지 않다. 모든 과정을 거치고 드디어 주방장이 된 앤서니보뎅.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주방장의 하루를 시간대로 나눈 부분에서는 우리가 연예인의 화려한 겉모습만 알고 그들의 힘든 과정을 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전쟁 준비를 하는 장교처럼 주방장은 매일매일 모든 분야를 총괄해야한다. 음식 재료와 준비, 조리, 사람(주방에서 근무하는 사람과 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까지, 애석하게도 손님을 신경 쓸 겨를은 없다.)들도 다뤄야한다. 그 중에서도 주방장의 도플갱어, 부주방장 스티븐은 작가가 가장 저주하면서도 가장 사랑하는 존재로 오랫동안 파트너쉽을 발휘했고 제빵계의 모차르트, 아담 아무개(그의 성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신의 선물과 같은 뛰어난 능력으로 가장 맛있는 빵을 만들지만 그만큼 주방의 가장 강력한 정신적 고통을 안겨준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유명한 쉐프들의 이야기가 아닌 주방의 실질적인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 이 책은 실랄한 표현 그대로 두 번 다시 외식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게 하지만 그만큼 현실성 있는(물론 지금과는 많이 다른 예전의 주방을 말하고 있다.) 모습으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맛있는 요리를 준비하는 요리사의 손은 칼에 배이고 뜨거운 물과 기름에 데이고 각종 상처와 흉터를 훈장처럼 지녔다. 오늘부터 외식을 할 때마다 음식의 고마움을 새롭게 느끼게 될 것이다. 당연히 돈을 내고 먹는 권리에 앞서 이 요리를 하기 위해 요리사가 걸었던 그 수많은 과정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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