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의 수상한 여자들
브리짓 애셔 지음, 권상미 옮김 / 창해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결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랑이다.

간혹 사랑보다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결혼도 있겠지만 사랑이라고 믿고 싶다.

그렇기에 배우자의 배신은 큰 아픔과 고통이 뒤따르며 결혼의 끝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주인공 루시의 결혼은 그렇게 배우자의 배신으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루시는 배신의 고통을 즐길(?) 여유도 없었다. 왜냐하면 전 남편이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기 때문이다. 배우자의 배신과 이혼, 그리고 전남편, 아티의 예고된 죽음은 그녀에게 마음을 정리할 정신적 여유로움을 앗아갔다.

이런 그녀에게 주어진 것은 또 다른 충격, 아티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과 결혼의 종말을 알렸던 그의 바람이 한 번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아티의 여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복합적으로 드러난 새로운 사실들에 루시는 술을 마시고 알콜의 힘을 빌어 아티의 수첩에 있는 여자들에게 전화를 한다. 아티의 죽음이 다가왔으니 그와 대화할 시간을 주겠노라고. 다음 날 아침, 술에서 깬 루시를 반기는 것은 그녀와 통화했던 여인들이었다. 아직 혼란스런 제 마음도 다독이지 못한 루시에게 수많은 남편의 여자들의 등장은 루시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상처가 된다.

이렇게 이유가 어찌되었든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여러 명의 여자들의 동거가 시작된다.




여러 번의 재혼에 뒤이어 또 다른 재혼을 꿈꾸는 루시의 엄마. 물론 그녀는 아티의 여자가 아니라 루시의 보호자일 뿐이다.

첫 등장부터 경멸적으로 아티를 대하며 루시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엘리노어,

생명의 은인인 아티를 위해 뭐든지 하겠다는 엘스파,

그리고 아티의 아들이라는 존 베섬.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이 소설은 자극적이길 원치 않는다.

물론 남편이 부인 몰래 수많은 여성들과 바람을 피웠으며 죽음을 앞에 두고 그녀들과의 면담을 한다는 소재는 자극적이다. 그러나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자극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무엇을 말하는가?

남자의 바람도 배신도 아니다. 배신당한 여자의 슬픔과 고통, 아픔도 아니다. 죽어가는 남편(물론, 전남편이다)에 대한 사랑과 용서? 적당한 주제로 아름답게 포장될만한 주제다. 그러나 작가의 관점은 이것도 아니다. 이 주제를 말하기 전에 이 작품이 탄생배경을 추적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바람 피지 않는(바람 핀 경력도 없다는) 남편과 행복하게 플로리다에서 살고 있다는 작가는 이 소설을 어떻게 구상했을까? 처음에는 흥미로운 소재를 찾는데서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흔한 소재 사랑, 그리고 결혼에서 그녀는 꽈배기 장인처럼 결혼을 꼬아 이혼을 생각하고, 바람난 남편마저 사랑하는 루시를 창조했고, 바람 난, 일반적으로 나쁜 남편을 꼬아 단순히 사랑이 넘치는 캐릭터 아티를 만들어냈고, 절정으로 아티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하고 그의 여자들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아티나 루시의 초점을 두지 않는 작가의 관점이다. 에피소드는 철저히 아티와 루시를 제외한 다른 여자들과 존 베섬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 각자는 상처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상처가 드러나고 치유되면서 결국엔 루시와 아티의 상처도 아문다.

사랑으로!

세상은 사랑이 넘쳐나는 곳이다.

사랑에 배신당하고 죽을 것 같더라도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엔 사랑이 곳곳에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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