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는 나는?
기욤 뮈소 지음, 허지은 옮김 / 밝은세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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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 작품의 힘은…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친근한 작가, 기욤 뮈소.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그의 작품에 매력을 알지 못했다.

아니,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동갑내기 친구를 외면할 수 없었기에 그의 작품 “당신 없는 나는”을 읽게 되었다.




이야기는 과거에서 시작한다.

스무 살.

마르탱이 어학연수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마음에 두었던 가브리엘에게 전한 편지.

한 남자가 용기를 내어 편지를 썼고, 한 여자는 그 편지에서 그의 진정성을 느꼈다.

그렇게 시작된 사랑.

그러나 미국과 프랑스.

멀어진 거리만큼 사랑이 식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헤어지게 되었다.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가브리엘에게 마르탱은 또 다시 용기를 내어 몇 달간 아르바이트를 한 비용으로 가브리엘에게 비행기표를 보내며 그들의 재회를 기대한다. 그러나 약속 장소에 가브리엘은 나타나지 않았고 늦은 밤까지 마르탱은 홀로 있었다. 그리고 뼈 아픈 실연의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이십대 사랑은 끝이 나버렸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서른이 넘은 두 연인은 다시 만난다.

우연인 듯 꾸며진 한 남자의 억지스러움으로 인해….

괴도 루팡이 떠올려지는 아키볼트에 의해 두 연인은 만났고, 다시 헤어진다.




이 작품에는 진행형인, 끝난 듯 끝나지 않은 사랑, 두 가지의 사랑이 있다.

젊은 연인의 사랑은 독자들을 작품 속으로 안내하고

나이 든 연인의 사랑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기욤 뮈소의 작품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독자들에게 ‘사랑’에 대한 희망을 주기되기 때문이 아닌가한다. 그의 전작을 읽고 아무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내가 이 작품을 읽고 그의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아마도 내 가치관의 변화도 한 요인이 될 것이다.




이별의 고통도 죽지 않고 살아만 있다면 유효기간 6개월이란 논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내게 사랑은 하나의 인간관계일 뿐이다. 결혼은 적당한 나이가 되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적당한 사람을 만나 그냥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변에서 연인들의 고민을 들어주곤 하던 나는 제법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상담을 해주곤 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생각이 변했다. 콩깍지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사랑은 이성적이지 않는 그들만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작가 기욤 뮈소는 과거의 나와 같은 사람들, 즉 사랑을 알지 못한 채 사랑을 평하는 어리석은 이들에게 ‘사랑’을 보여준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현재 하고 있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랑.

운명적인 사랑?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사랑?

이런 거창함은 기욤 뮈소에게는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그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서로에게 설레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작고도 큰 사랑.




기욤 뮈소는 사랑을 이미 경험한 듯 싶다.

그렇기에 사랑을 많이 알리고 싶어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결국 그런 그의 진심은 많은 독자들에게 전해진다.

그것이 바로 기욤 뮈소 작품의 힘, 그가 그린 사랑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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