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 2 - 神秘
하병무 지음 / 밝은세상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요즘은 역사 팩션 소설이 유행이다.

그 흐름에 대한민국의 역사, 한반도의 역사를 다시금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 중에서도 신비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광개토대왕’으로 배웠던 ‘광개토태왕’의 이야기를 새롭게 조명했다. 중국 땅에 있는 광개토태왕비의 사진으로, 역사적으로 고조선의 옛 땅을 일군 위대한 태왕으로 기억되는 임금. 그러나 그의 선왕들(할아버지 고국원왕은 70세쯤, 큰아버지 소수림왕 65세쯤, 아버지 고국양왕 70세쯤, 아들 장수왕은 98세에 사망)에 비해 서른 아홉이라는 짧은 삶을 마감한 왕.

작가는 바로 이 점에서 상상력을 발휘한다. 400년 된 머리카락으로 지은 미투리와 애절한 언문편지가 소설의 소재가 되었듯이 작가는 이 젊은 나이에 죽은 위대한 왕의 대한 사료들을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고구려의 땅이었던 그 곳은 휴전선이 가로막았고 더 위쪽으로는 동북공정이라는 역사 날조로 한반도를 흡수하려는 중국이 있다. 거기에 작가는 벽을 만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것은 소설이라는 장르가 선사한 바로 상상력이다.




<없으면 상상력으로라도 만들어라!>




작가의 상상력은 1600년 된 고서가 중국에 있는 한 고구려 후손에게 이어져 오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그것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지만 소중히 간직한 채 꼭꼭 숨겨 놓은 조상의 얼.

중국을 방문하던 주인공이 싸구려 물건을 파는 한 노파의 손에 이끌려 그의 집에까지 가게 되고, 말도 안 되는 벽돌 조각을 하나 주워들고 빨리 그 자리를 떠나고만 싶었던 그에게 노인이 살짝 보여 준 그것은 역사에도 기록되지 않은 광개토태왕의 비밀이다.

위대한 나라 고구려의 왕이었고, 남으로는 신라와 백제를 약탈하는 왜구를 소탕했고 북으로는 광활한 영토 확장을 일군 위대한 태왕. 그러나 그 이면에 한 인간으로서, 한 여인을 사랑한 한 남자로서 왕위를 스스로 포기한 채 죽음(?)으로 자진해서 들어가는 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두 남자와 한 여인.

서로의 생명을 구하고, 서로에게 충성을 다 한 두 남자.

한 남자는 한 나라의 왕이요, 또 한 남자는 그의 충직한 신하다.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을 받은 한 여인.

그러나 그녀는 적국의 여인이다.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신하의 도리로서 왕을 따랐고 마지막까지 왕의 명을 따라야했던 그에게 왕은 잔인하고, 잔인한 왕이지만 그를 따르는 신하로서 그의 마지막 명을 따르는 신하 또한 무섭다. 무서운 비밀을 간직한 채 마지막 죽음에 이르러 한 권의 책으로 모든 비밀을 털어놓는 그에게 왕은 그를 꾸짖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