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의미
마이클 콕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출생의 비밀, 사랑과 배신 그리고 복수!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식상할 정도로 자주 나오는 소재다.

식상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경이적인 시청률로 대박을 터트리기도 하기에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소재, 그러나 대박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살아있는 캐릭터, 뛰어난 구성, 개연성.

대본 자체에서 이런 부분을 완벽하게 만들지 못하면 연기자가 아무리 뛰어난 연기를 펼친다해도 그 드라마는 이미 끝난 것이다. 연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시나리오(대본)가 완벽성에서 떨어진다면 이미 진 게임인 것이다. 농구나 축구 선수가 개인기가 출중하더라도 풀타임 경기를 뛸 수 없는 체력을 갖지 못하면 아무 쓸모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마이클 콕스의 <밤의 의미>는 그런 의미에서 뛰어난 소설이라고 평할 수 있다.

출생의 비밀, 사랑과 배신, 그리고 복수!

이 식상한 소재를 가지고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에게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톡’ 쏘는 매력적인 첫 장면과 ‘뜨악’ 하는 결말을 선사한다.




이 소설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수가 발견한 19세기 작품으로, 극 중 극과 같이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이 있는 듯 구성되었다. 그리고 그 작품 속 첫 장면은 한 남자가 생명부지의 한 남자를 미행하고 죽이며 시작된다. 빠른 시간 안에 독자들에게 자극적인 것을 선물해야 독자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는 듯이 펼쳐진 이 살인 사건은 앞으로 벌어질 사건의 전초에 불과하다. 주인공 에드워드 찰스 글리버는 또 다른 사람을 죽이기 위해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낯선 사람을 죽인 것이다. 일종의 살인 연습!

그러나 이야기는 구체적인 설명 없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 에드워드 글리버가 학교에서 억울하게 쫓겨나고(친구이자 숙명적인 관계, 포이보스 돈트 때문에), 에드워드 글랩손이 되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찾는 것은 또 다른 일…,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찾은 증거를 사랑하는 그녀에게 맡긴다.




이 작품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한다.

벨라는 에드워드 글랩손을 사랑했고, 글랩손은 미스 카터릿을 사랑했고, 미스 카터릿은 돈트를 사랑했고, 그리고 트레디골드 변호사는 레이디 텐저(텐저경의 첫 번째 부인)를 사랑했다.

이 밖에도 많은 인물들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묶여 있다.

혼자 한 사랑, 둘이 한 사랑.

이루어졌으나 파괴된 사랑, 결코 이룰 수 없는 사랑.

그리고 배신.

사랑했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또 다른 사랑을 이용한 사람.

그렇기에 사랑은 배신을 낳았고, 배신은 또 복수를 낳았다.




한 인물(에드워드 찰스 글리버)을 중심으로 벌어진 대 서사지 <밤의 의미>는 사랑, 배신, 복수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그 외에 가문의 후계자에 대한 집착(텐저 경), 그리고 욕망(돈트과 그의 계모)….

장대한 대 서사시에 살아 있는 캐릭터와 이야기,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면서 밤의 의미는 독자의 손에서 이 책을 떨어뜨리지 못하게 한다.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한 구성력은 가히 명작이라 칭할만하다.




먼저 밤의 의미로 여행을 떠나 본 사람으로 충고를 하자면

결코 섣불리 이 책을 건드리지 마라.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 당신은 책의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짧은 느낌

식상한 소재를 갖고 대단히 멋진 작품으로 승화시킨 작가에게 박수를~.

치밀한 구성력, 다양한 사람들의 적절한 배치와 멋진 스토리, 기가 막힌 개연성.

마이클 콕스의 작품을 섭렵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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