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 없이 주는 김탁환의 열강

천년습작 - 김탁환의 따듯한 글쓰기 특강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5월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김 탁환 교수님의 열강.

이것이 바로 천년 습작이다!

김 탁환이라는 이름을 보고 망설임 없이 선택한 이 책은 강의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필하고 있는 모습의 김 탁환 작가님의 모습을 담고 있는 표지.

고뇌를 거듭한 작가의 길을 걷는, 걷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글쓰기 특강을 하는 이유는 바로 글을 쓴다는 것의, 집필한다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많은 고뇌와 번민의 과정을 미리 겪어본 작가 김 탁환님의 따뜻한 배려이다. 먼저 작가의 길을 걸으면서 스스로가 겪었던 과정에 있어서 뒤에 오는 이들을 위한 안내판을 만든 교수 김 탁환.

단순히 소설가 김 탁환에 매료된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매력 없는 책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길을 걷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를 펼치는 판타지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한두 번쯤 이 글을 쓴 작가의 삶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선택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책들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고 많은 작가들이 펼쳐 놓은 작품들을 선택하여 읽는다. 임금에 간택되어진 여인네처럼 그들의 작품은 우리들의 사랑을 받거나 버림받기도 하면서….

사랑을 받는 이든, 그렇지 못한 이든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작가들이 있다. 작가가 꿈이었든 꿈이 아니었든 상관없이 그들은 작가의 길을 걷고 있으며 미래의 작가들 역시 우리들 중에 섞여 있다. 그들을 위해 쓰인 천년습작은 미래의 작가들을 위한 강의를 시작한다.

열여섯 개의 강의 속에서 튀어 나오는 작품들을 보면서 읽은 것도 읽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이 책을 덮고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발자크의 인터넷 서점에서 <도스또예프스끼와 함께 한 나날들>과 <발자크 평전>, <빵 굽는 타자기>, <달의 궁전>을 검색한 것이었다. 작가의 열변을 통해 자주 소개되어지는 책들 중, 읽지 않은 몇 편의 책, 그 중에서도 유난히 나의 레이더에 잡힌 특별한 책들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김 탁환.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인물들을 가지고 하나의 이야기를 방향성을 잃지 않고 써 갈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한편으로 우리나라에도 이런 작가가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던 멋진 작가 김 탁환은 그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작가의 길을 걸어오면서 느꼈던 많은 것을 아낌없이 내준다.

세상이 탄생하고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작가가 생겼던 역사 이래, 이어져 온 습작의 과정.

그 과정에 대해 김 탁환이 전하는 그 만의 노하우들이 아낌없이 전해져 오는 책, 천년습작.

이 책은 그의 작업 방을 몰래 훔쳐보는 것만이 아니라 그의 머릿속까지 훔쳐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작법 책은 아니다. 테크닉을 가르치거나 논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기초적인, 원초적인 차원으로 넘어가 글을 쓰는 것, 이야기의 변화(구전, 기록의 역사), 작가의 미래라고도 할 수 있는 소설의 여러 가지 장르 품기 등. 이 책은 결코 작법 책이 아니면서 글쓰기를 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