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비치 - 꿈꾸던 삶이 이루어지는 곳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의 영광은 이렇게 또 찾아왔다.

낡은 가방에 모자를 눌러 쓴 이상한 할아버지, 존스의 모습으로!

낡고 바랜 가방을 하나 들고 나타나는 존스.

그는 이름 뒤에 ‘씨’자를 붙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존스라고 부른다. 그런데 중국인 제니는 존스를 ‘첸’이라고 부르고, 어떤 이(히스패닉계 사람)는 존스를 ‘가르시아’라고 부른다.

나이도 국적도 모르는 존스는 오렌지 비치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 오렌지 비치의 모든 사람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존스씨(‘씨’자 붙이시는 걸 싫어하시겠지만, 한국 문화의 차이니 이해해주시겠죠?)가 오렌지 비치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준 것은 거의 없다.

그런데 그게 참 ‘요지경’이다.

책을 모두 읽고서야 앞부분의 페이지 낭비라고 생각됐던 부분, 여백의 미를 새삼 깨닫게 된다. 신비로움 가득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듯 하지만 그의 등장은 언제나 평범했다. 그러나 그에게서 쏟아져 나오는 말이나 행동은 특별했다.




책 가득히 위트 넘치는 사랑이 담긴 충고는 입가에 미소마저 돌게 한다. 이것이 앤디 앤드루스의 힘이 아닐까?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자기 개발 도서들 속에서도 남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앤디 앤드루스만의 힘. 그것은 소설이란 장르를 접목 시킨 그의 능력이다. 소설이라고, 자기 개발 도서라도 장르를 정할 수 없을 만큼 그의 책은 바로 또 다른 하나의 장르가 된 셈이다. 소설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잔잔한 마음에 돌을 던져 나를 일깨우고… 자기 개발 도서라고 생각하며 읽는 순간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지며 허구의 세계로 초대한다. 폰더 씨가 그랬고, 존스 씨가 그랬다!

그러나 여기서 다른 점!

폰더 씨는 위대한 하루 동안 여러 위인(?)들을 만나며 자극을 받는 (책을 읽는 독자와 같은)수동태적인 인물이었다면, 존스 씨는 오렌지 비치 사람들에게 수호천사처럼 나타나 위기에 봉착한 이들에게 삶의 지혜와 관점의 차이를 일깨워준 능동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존스 씨에게는 신비로움마저 느껴진다. 존스 씨의 정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그가 신주단지처럼 들고 다니던 가방과 함께 남긴 씨앗은 오렌지 비치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마치 그의 가르침(?)을 잊지 말라는 부적처럼 그의 씨앗은 오렌지 비치 구석구석을 메웠고 사람들의 기억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그것을 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주말부터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는데, 창가로 비친 하늘은 더 없이 맑고 푸르다.

저 하늘 너머 어느 아래 오렌지 비치에서 피어난 희망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존스 씨는 마치 바람을 타고 이곳을 올 것만 같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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