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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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해리스.

말콤 X와 이름이 같다. 말콤 X가 행동주의 흑인운동을 주장했다면, 말콤 해리스는 말콤X과 비슷한, 오히려 더 강한 어조로 팔로알토를 민낯을 까발린다. 실리콘밸리 하면 미국 성장 발전의 아이콘이다. 그런데 서두에서 팔로알토의 높은 성장률과 더불어 높은 자살률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1850년까지 올라가 시작되는 이야기는 팔로알토의 상징 스탠퍼드 대학교의 탄생도 다룬다. 명문으로 알려진 대학의 탄생과정과 산업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토리들은 아주 흥미로웠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독자가 미국 정치와 경제에 기초지식이 없으면 이 책 내용을 100% 이해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경우에도 레이건 이전의 미국 정치인들에 대한 지식은 닉슨과 후버가 전부인데, 그들 주변에서 활동했던 정치가, 기업가들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은 그들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일일이 검색하다가 한 챕터를 읽는 것보다 검색해서 인물을 찾는데 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레이건 행정부 이후의 인물들은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았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작가는 말한다. 엄청나게 발전하는 시장에서 파이는 점점 거대해졌다. 그러나 노동자의 파이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고, 자본가들의 파이만 늘었음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챕터에서 다룬 아마존 기업의 성장 과정과 지금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쿠팡을 떠올리게 한다. 쿠팡 물류 직원들의 이직률, 과중한 업무로 인한 과로사 등 뉴스와 다큐멘터리에서 다뤘던 내용이 아마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실행되고 있다. 쿠팡은 대한민국에서 아마존을 꿈꾸고 있다. 중국 유통 거대 기업인 알리와 테무로부터 한국을 지켜내는 기업으로 자부심을 느끼지만, 아마존과 쿠팡, 알리와 테무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위안을 삼고 싶지만, 한 인간으로서 수익만을 좇는 기업의 비인간적인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책을 읽는 내내, 근로자의 삶이 아니라 투자자의 삶을 살아야겠구나 다짐한다. 근로자의 삶을 살더라도 투자자로서 점점 줄어드는 노동자들의 파이를 먹겠다고 덤빌 것이 아니라, 자본가들의 파이에서 나의 투자 부분에 대한 수익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엄청난 그들의 부를 좇을 생각은 없다. 가능하지도 않고. 그러나 성장하는 만큼 커지는 파이의 일부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내가 경제 공부를 하고, 재테크를 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경제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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