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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이는 어원 이야기 - 지적인 생각을 만드는 인문학 수업
패트릭 푸트 지음, 김정한 옮김 / 이터 / 2023년 6월
평점 :
미드나 영화, 영미권 소설을 읽을 때면 나의 바탕지식의 한계로 작품을 제대로,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다. 아이들 덕택에 영어를 뒤늦게 공부하는 요즘, 영어와 가까이 지내다보니 영어의 어원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어원을 다룬 책을 찾다가 만난 책이 바로 <아는 만큼 보이는 어원 이야기>다.
사담을 곁들이자면 어원을 다룬 두꺼운 책 한 권을 갖고 있다. 그 책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이 책은 많은 위로를 준다. 열다섯 개로 구분된 주제에 따라 어원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서문(들어가는 말)에서 작가는 자기소개를 시원하게 쏟아낸다. 자기는 이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박사 학위도 없으며 단지 단어의 기원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구글을 통한 검색에 일가견이 있다고!
서문을 읽고 목차를 차근히 살펴봤다. 어원을 다루는 책과는 전혀 다른 목차다. 알파벳 순서도 아니고 같은 접두사, 접미사로 묶지도 않았다.
이름으로 묶은 파트에서는 그전에는 결코 알지 못했던 이름들이 등장한다. 빵 만드는 베이커 같은 건 이 책에 없다. 올리버는 평화를 사랑하는 요정군대를 이끄는 사람, 맬러리는 아름답지만 불운하고 불행한 사람, 히나는 햇살 같은 사람으로 표현된다. 두 번째 파트인 성씨에서는 더 특이한 성들이 나온다. 스미스가 검과 갑옷을 만드는 사람들이었어? 포드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강가 옆에 사는 사람들이다. 왕(wang)은 왕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
직업군도 재밌다. 밴드 이름을 다룬 부분도 있었는데 거기에는 방탄소년단도 뜬다. 방탄소년단을 무엇이라 작가는 이야기했을까? 작가의 검색력(?)을 인정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단순히 어원들을 검색해서 찾은 내용들만을 넣은 책이라면 2% 부족했을 것이다.
그런데 작가는 그 2%를 자신의 어투로 채워 넣는다.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말하는 것을 듣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작가의 필력은 이 책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이 두꺼운 어원 책을 다시 펴볼 용기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