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방어 -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의 놀라운 비밀
맷 릭텔 지음, 홍경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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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의 놀라운 비밀, 우아한 방어.

처음에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목차를 보고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첫장을 넘기고 제 1부와 2부를 읽으면서 나의 선택은 탁월했음을 확인했고 마지막 장을 넘기자, 나의 인생책이 한 권 늘었음을 알게 되었다.

내 서재에는 지난 이십여 년 간 읽어온 많은 책들이 있다. 하지만 자꾸 욕심을 버리고 하나씩 버리면서 인생책, 즉 다시 읽고 싶은 책, 주변에 강추할 만한 책, 내 마지막 날까지 갖고 갈 책들이 하나씩 쌓여 따로 한 부분을 컬렉션처럼 꾸며놓았다. 장르도 분야도 다양하다. 이번에 만난 책 <우아한 방어>는 그 컬렉션에서도 가장 저조한 성적의 분야이기에 더욱 반갑다. 의료나 질병과 관계된 분야에서는 내게 감명을 주며 인생책으로 남은 책들의 특징은 다큐, 특히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고군분투 뭐, 그런 정도의 책이다. 아니면 의사들의 진솔한 고백서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우아한 방어>는 면역에 대한 굉장히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저서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과 플롯(구성)으로 작가의 지략의 성공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면역학 도서이다.

또한 작가가 실명을 공개하며 면역과 관계된 환자들의 이야기와 면역학의 발전 과정을 절묘하게 다루면서 마치 소설을 읽듯 뒷부분이 궁금해 하면서 두꺼운 책을 아주 신나게 읽었다.

물론 의학용어, 특히 면역학 용어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낯설고 영어를 찾아보면 그나마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한국어도 영어도 도통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지만 작가 역시 이런 부분을 독자와 함께, 같은 수준에서 인터뷰(취재)하기 힘들었다는 고백과 나름의 기준으로 독자는 요 정도만 알면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아요, 하는 배려가 느껴질 정도와 과학적, 의학적 지식과 실제 사례들을 보면서 작가가 아주 훌륭한 작가, 똑똑한 작가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이 책에서 나오는 환자 밥과 린다와 메러디스, 제이슨. 이 네 사람은 마치 내가 이미 알고 있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그들의 가장 아픈 부분을 오랜 기간 함께 책을 통해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굳이 고른다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코로나상황에서 20대 젊은 청년이 ‘면역폭풍’으로 사망했던 뉴스를 기억나게 하는 자가면역의 개념이었다. 요즘 면역력을 높이는 마케팅이 여기저기 보이는 데 사실은, 위생가설에 기반하여 우리의 면역체계는 예전에 비해 자극을 덜 받고 그래서 과민반응하는 상황이라는 사실, 게다가 많이 팔리는 약의 다량이 자가면역, 즉 자기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들의 활동을 저해하는 약들이라니.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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