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급한 부자들 - 왜 성공하는 사람들 중에는 급한 성격이 많을까?
다구치 도모타카 지음, 김윤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이렇게 급함이 묻어난 표지가 있을까? 표지는 정렬적인 빨강이다. 거기다 표지를 장식하는 동물 주위에 있는 말들이라니! “답답한거못참음”, “쫄지않음”, “호기심많음”, “결정이빠름”, “욕망에솔직함등 띄어쓰기까지 무시한 표현들은 정말로 성격이 급하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글씨체에 크기의 강약을 주어 띄어쓰기를 표현했다고는 하지만 제목과 참 잘 어울리는 표지그림이란 생각이 들었다. 원래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덜 쓰고, 저축하는 길이 부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터라 이런 책을 읽지 않았는데, 요 책은 디자인에 끌려 목차도 살피고, 저자가 도대체 뭐라고 말하고 싶은 건지 궁금해서 읽기로 결정한 책이다.

 

그럼 나도 부자가 되고싶은 걸까? 부정하지 않겠다. 나는 부자인 것이 좋다. 다만 유명한 재벌까지는 아니더라도 일 년에 한 번쯤 편안한 여행을 즐기고 싶고, 오페라나 뮤지컬 하나쯤은 잘 보이는 자리에서 보고 싶고, 원하는 만큼 책을 사서 소파에 편안히 앉아 느긋하게 읽고 싶다. 가끔 가족들과 맛집 투어도 하면서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미 나는 부자일까?

 

책에는 부자들이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권고사항들이 나와 있다. 그 중 두 가지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공감이 된다는 건 아마 내가 잘 하지 못하는 면을 저자가 지적해줬기 때문인 듯하다.

 

우선 자신에게 솔직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직관이나 이성의 힘을 믿는다. 그래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구분한다. 관계를 위하여 불편한 자리를 굳이 찾아다니지 않으며, 가더라도 언제든 일어설 수 있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힘은 새로운 시간을 창조해 내는 것이 아니라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는데서 시작한다는 주장에 공감이 됐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삶의 군더더기는 타인에게 나를 보여주기 위한 일을 할 때 생기기 마련인 것 같았다. 거절하는 힘은 부자들에게 자연스러운 특징일 것이다. 심지어 엄청난 쪽수를 자랑하는 도서조차도 과감히 필요한 부분만을 읽어낸다.

둘째, 부자들은 자신에게 솔직하다 보니 삶에 더 적극적이라는 특징을 보였다. 호기심이 충만하다. 그러나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서 찾는 세미나를 찾지 않고, 지식을 어떻게 나에게 활용할까 생각한다. 당연히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부자들의 그런 적극성은 더 많은 기회들을 포착하는 힘을 얻는 동력이 된다. 때로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 있더라도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자신과 연관지어 생각하려고 한다. 하던 일에서 손을 떼는 것조차 과감하다. 손해를 무릅쓰는 것도 적극적이다.

 

책을 읽다 보니 저자는 비즈니스에서 부자가 되는 길을 설명하고자 한 것 같다. 돈과 관련된 일을 한 이력과, 파산의 경험이 저자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준 모양이다. 더불어 부자가 되는 이런 류의 책이 왜 우리에게 다가왔을지 생각해 봤다. 김생민의 <영수증>이란 프로그램이 유행하는 이 즈음에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만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란 얘기를 하고 싶다. 돈이 많은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사람. 이 책의 효용가치를 여기에 두고 싶다. 얼마 전 방문한 일본 도쿄에서 느낀 것은 검소함이었다. 오래전 미국에 방문했을 때도 겉치레보다 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만났었다. 어느 지인의 이야기에 의하면 영국에서 만난 회사원들은 공원 벤치에서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하는 것이 일상이란 것도 있었다. 영조의 검소한 밥상은 그의 오랜 집권을 돕는 방법이기도 했다


우리 시대는 부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훈련할 때라고 과감히 주장해 보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발상 - 스치는 생각은 어떻게 영감이 되는가
이리스 되링.베티나 미텔슈트라스 지음, 김현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이리스 되링·베티나 미텔스트라스, 김현적 역, 발상, 을유문화사, 2018.
한주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감정을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해 캐릭터로 만들고우리가 삶을 영위하기 위해 다양한 감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였다그 때 인상 깊게 본 장면은 기억보관소였다사라지는 기억과 저장되는 기억그리고 그것을 호출해서 새로운 행동이나 기억을 만들어 내는 것그야말로 발상을 잘 해서인지 이 영화는 우수 작품으로 평가되어 여기저기서 상을 받았다물론 나도 여러 번 영화를 보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감정이 어떻게 우리 안에 저장되고 외부와 교류하는가에 대한 반짝반짝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영화였다
  
영화 뿐이겠는가어떤 일이든지 발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즐겁기도 하고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코스모스로 유명한 칼 세이건은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우주 실험에서 발견하고 그 기록을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도서에 남겼다. 64억 킬로미터 밖에서 본 지구는 겨우 점 하나였으니 거기에 있는 인간은 또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가칼 세이건의 책을 보면서 좀 더 겸손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그 위대한 학자의 관점이 나의 인생을 조금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한 것임에 틀림없다일찍이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은 다른 위치에서 다른 관점으로 우리 자신을 보려고 시도했다발상이라는 책은 그런 선조들의 지혜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저자인 이리스 되링의 약력을 살펴보니 광고 및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로 오랫동안 활동했고꾸준히 워크숍을 이어가고 있다약력을 참고해 봤을 때인문적 소개 부분과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된 책의 짜임에 중 어느 부분을 담당했는지 짐작이 간다다른 저자인 베티나 미텔슈트라스는 실무 워크숍 진행자보다는 저널리스트 및 연구자로 소개되고 있다책은 한 편의 논문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필자들이 과거 연구물을 언급할 때는 구체적인 참고 서지사항이 있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무엇을 더 참고해야 할지 알수 있으니 이 또한 장점이다단지미주보다는 각주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경감을 올리는 방법은 그다지 새롭지는 않지만 과학적인 근거를 들었다는 면에서 필자들의 노고가 엿보인다새로울 것은 없으나 굳이 언급하자면 영감을 북돋우기 위해서는 오감을 열고 새로운 관점으로 보고자 노력할 것우리의 영감은 의식과 무의식의 결합 혹은 내면화 과정의 어떤 포착 순간 등의 과정이므로 영감을 얻는 훈련을 할 것외부 세계에 대하여 항상 적극적으로 대면하고 받아들일 것 등을 요구한다영감을 얻기 위한 생활과 사고의 여백을 강조하는 것 또한 익숙한 주장이다꼭 효율적일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늘 들어왔던 것이지만 그것을 굳이 멍때리기나 예술 감상샤워하는 시간냉장고 청소하는 시간 등으로 구체화 해 주는 등의 방법적인 면은 참고할 만 하다책은 고대의 유명 작품과 그 창작 배경에 있는 뮤즈들을 언급하면서 독자에게도 자신만의 뮤즈를 찾는 방법을 권하기도 한다그러니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관심사에 애정을 다 해 온 맘과 귀를 기울인다면 결국 원하는 발상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이 발달하게 된 배경을 생각해도스마트폰의 발전만 봐도 발상은 우리 세계를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다세계는 더 빠르게더 많은 아이디어들로 번뜩이고 있다발상이라는 책은 그러니 어서 필자가 제시하는 방법들을 실험해 보라고 하고 있다한편으로는 이렇게 인문학적 소개에서 그치지 않고 연습해 볼 수 있는 사례소개가 같이 나와 있는 것이 트랜드인가 싶기도 하다시중에 나온 아이디어 도출과 관련된 서적들이 비슷한 맥락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최근 나온 아이디어 대전이나 아이디어 토피카에 비해서는 설명이 좀 복잡하다는 생각도 든다간혹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직독의 흔적이 보이는 것은 역자가 의미 전달을 중요하게 생각해서인 것으로 이해해 보고자 한다알트슐러가 주창한 트리즈나 토니 부잔의 마인드맵에드워드 드 보노의 여섯 색깔의 모자로버트 루투번스타인의 생각의 탄생』 등과 맥락을 같이 하는 도서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후반부이다어떤 이가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보다는 그의 지속적인 작업 덕에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을 강조한다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창의력을 작동시키는 영감이라는 개념 사용을 대중화하는 것”(12)을 시도하고자 했다그래서 필자는 이러저러한 시도를 권했으며그것이 어떤 특정한 능력이 있는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 외부 세계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며자신과 자신의 사명을 사랑한 사람들이 얻어내는 것임을 밝혔다영감은 신이 주신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신의 해석하는 것도 인간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필자가 말한 대로 영감의 대중화가 가능할까그것은 요즘 미디어의 발전을 보면 짐작이 된다요즘 미디어를 보면 수 많은 유튜버들이 생겨나고 있다수용자가 일방적으로 수용하던 과거 단방향 중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수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체제의 유튜브는 시간과 공간과 세대를 뛰어넘는다미디어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꿨을 뿐 아니라 그 콘텐츠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사고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발상이 인간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그래서 발상이라는 책은 새로운 내용 탐색으로서의 도서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내가 어디쯤 있는지 반추해 보는 시간을 주는 도서였다

더하여... 번역서는 읽기가 참 힘들다.  원문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틀림없이 한국말이긴 한데 다시 읽어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자면 하지만 여기서 외부적인 것을 인지해 그것을 우리 안에 어떤 인상과 감명으로 각인시키느냐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45같은 문장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 곁의 화가들 - 서로의 연관검색어로 남은 미술사의 라이벌 16
박미성 지음 / 책밥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미성, 당신 곁의 화가들, 책밥, 2018.

 

(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파트롱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예술을 후원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예술가들은 후원자들을 위해 작품을 만든다. 예술은 노동집약적이며 그를 위한 현실적 필요는 절대적으로 자본의 힘을 빌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파트롱을 위해 일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예술가들에게 파트롱은 모순일 수 밖에 없다. 파트롱은 물심양면으로 예술가를 후원하는 존재이지만, 예술가들은 그들의 지배적 이념에 저항한다. 방법은 파트롱의 권력에 수긍하거나 그 권력을 교묘히 비웃거나 아니면 파트롱의 후원을 거절하는 것. 그런데 현실적인 필요를 생각하면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다.

 

당신 곁의 화가들은 오래전부터 미술가들이 어떻게 그들의 파트롱과 대결했는지, 어떻게 그들을 교묘하게 속이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는지를 보여준다. 또 어떤 미술가들은 자신들의 파트롱이 없이 어떻게 힘들게 작품을 창조했는지도 보여준다. 미술사와 미술이론을 전공한 저자라 그런지 책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두 작가를 선정해 그들이 어떤 관계인지 설명하고, 작품에 대한 안내와 그 뒤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그리고 예술사적 관점에서 요약과 두 인물의 연표를 간결하게 보여준다. 일종의 미술사 박물관처럼 꾸며 놓아 그림을 보고 지식을 얻고, 어떤 영감을 얻어야 하는지를 쉽게 풀어가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미술가들의 행위는 저항이라 봐야겠다. 신을 구사하는 작품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구현하려고 했던 노력을 주로 소개한다. 백색에서 유색인종이 된 예수의 그림이 압권이다. 술꾼이 된 왕족들은 개그의 한 장면과 오버랩 된다. 가장 높은 신의 얼굴과 표정에 가장 낮은 이들의 고민을 옮겨 놓은 예술가들은 예술이 현실의 삶과 함께 해야 진정한 의미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또 예술은 이상을 갈구하지만 현재에 문제를 탐구할 때 그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설명한다. 아울러 구체적인 형상에서 점점 순간의 느낌을 살리고 나중에 관념을 표현하는 미술사의 통시적 변화도 볼 수 있다.

 

도서의 장점으로 들자면 오래 전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봤음직한 작품들이 등장해서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책 제목이 당신 곁의 화가들인 까닭이 여기서 연유한 듯싶다. 덧붙인 설명들도 어딘가에서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새로운 지식욕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우리가 세종대왕을 안다고 해서 막상 세종대왕에 대해 고작 훈민정음정도만 읊을 수 있는 것처럼 고흐의 해바라기를 안다고 해서 그것에 대해 잊고 있거나 몰랐던 것들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저자가 우리가 익히 들어본 미술가를 선택한 의도가 예술을 좀 더 우리 삶에 깊이 관여하게 하고 싶은 의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들려주는 것보다 이미 아는 것을 들려주는 것을 더 좋아하니 말이다.

 

인문학 도서를 읽는다는 건 뭘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예술과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간이라 할 수 있다고 믿어온 사고는 이성인데, 그 이성이 이기적으로 쓰일 때는 감성이 다시 말해 예술가들이 나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예술가들의 예리한 촉이 문제를 포착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그리고 교묘한 방법으로 문제를 비웃는다. 그림으로 조각으로 스스로의 고민을 털어놓은 예술가들이 있을 때 우리는 감동이 있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책에 소개된 인물들이 자신의 파트롱을 배신했을 때 그들은 당대에 그런 처사가 환영받지 못했지만 그것때문에 지금껏 높이 평가된다.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이 그 감동에서 지속되도록 예술가들이 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 -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자기를 발견하는 글쓰기의 힘
셰퍼드 코미나스 지음, 임옥희 옮김 / 홍익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셰퍼드 코미나스임옥히 역나를 위로하는 글쓰기홍익출판사, 2018.


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나는 독자다이런 저런 책을 읽는 나름의 독자다아이들 책부터 어른들이 읽는 어려운 도서까지 나름 자주 기웃거리는 독자이다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그래서 몇 번씩 끄적대는데 그게 생각처럼 잘 안된다나를 위로하는 글쓰기는 내가 왜 글을 못 쓰고 있는지 힌트를 보여줬다일단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는 태도이다이렇게 쓰면저렇게 쓰면 같은 이유로 혹은 뭘 더 알아야만 할 것 같은 강박이 내가 글을 더 못쓰게 만든다결국 책이 말하는 것처럼 나 자신과 온전히 대면해야만 글을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책에서 권하는 쓰기 방식은 일기이다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독자로 하는 일기그것이야말로 솔직하게 자신을 대면하고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라고 주장한다. “글쓰기라는 테마로 도서명을 잡았기 때문에 이 책이 글을 잘 쓰기 위한 조언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막상 보니 잘 사는 법이라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책을 읽고 보니 글쓰기에 있어 이라는 것을 재정의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교과서에 글은 솔직하게 쓸 것이라는 대목이 있긴 하지만 그 층위가 어디까지인지 고민할 때가 많았었다왜냐하면 선생님이 혹은 부모님이 나 몰래 가끔씩 들춰본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여기서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니 동서양을 불문하고 솔직하게가 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 쓰기 위해서 열쇠가 세 개인 자물쇠가 달린 함이라도 하나 구비해야 하려나...



당신 안에서 잠자고 있는 직관을 일깨우게 됨은 물론이고

더 낫고 더 완전한 삶으로 나아 갈 수 있다.”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 96)


글쓰기는 이 작업을 통해

늙음의 공포 대신 위안을 찾아내는 일이고,

인생의 카탈로그가 들어 있는 서랍을 열고

자신의 경험을 면밀히 재검토 하는 일이다.”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 108)



” 쓴 글은 글을 다 쓰고 난 후 글쓴이가 위로받은 글이다저자는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는 경우 보통은 그런 고통을 피하기 위해 자기부정을 해서 불쾌한 것을 피하고자 한다고 말한다그러나 자신을 위한 정직한 글은 고통과 직면하게 해서 자기부정으로부터 탈출하는 에너지와 방법을 얻게 된다는 것이 글쓰기의 효용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글쓰기를 위한 사전 준비와 쓰기와 관련된 구체적인 작업 진행 순서그리고 무엇을 목표 혹은 목적으로 가야 하는지 설명해 나간다.


” 쓴 글을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건강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삶에 균형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타인이나 세상과도 적극적으로 대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음식 이야기는 구체적인 사례일 것이다구체적인 음식을 기억하고 그와 관련된 만남 그리고 사회적인 질문을 곁들여 본다거기서 유추할 수 있는 가치관과 연결해 보면 훌륭한 글이 된다는 것이다여행을 글로 옮기거나 유언을 남겨 보는 것도 자신을 멀리서 보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소개한다그래서 얻는 것은 해방이다. “아직은 아니야”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목록을 만들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그렇게 자신에게 집중했을 때 우리들에게 일어나는 작거나 큰 변화들은 이성의 한계를 넘나든다.



글쓰기에 관한 전문지식을 얻기를 바라는 독자라면 실망하겠으나인생을 어떻게 행복하게 살겠느냐는 질문을 가진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말 그대로 나를 위로하는 글쓰기에 충실한 도서이다타인을 위한 글쓰기가 아님에 주의하자저자가 지병을 앓으면서도 글쓰기를 지속했던 경험이 지면에 가끔씩 나온다저자의 경험에서 얻은 감정이 담긴 글이라 그런지 내용은 나름의 거리두기를 하고 읽겠다는 나의 교만함에 벽을 허문다그리고 나는 여전히 독자로서 앞으로도 계속 즐거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한다저자가 말했듯이 그게 바로 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패의 미덕
샤를 페팽 지음, 허린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오디오클립 한주 한책 서평단 이헌입니다. 이번 책은 샤를 페펭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 실패의 미덕입니다.

 

자신이 되어라, 거침없이 너 자신이 되어라, 규범을 당연하게 중시하는 사회의 중심에서 개성을 당당히 드러내라.(127)

 

내 기억에 첫 실패의 기억은 뭐였을까. 어른들이 뭔가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하지 못한 것, 혹은 친구들과 놀면서 술래가 된 기억이다. 뭔가 가져오라는 심부름이었던 것 같은데 그게 여러 개여서 하나를 빼놓고 왔던 모양이다. 그덕에 호되게 혼났던 기억이 있다. , 친구들과 놀이에서 술래가 되는 건 생각해 보면 그 시절 내가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실패가 아니었을까 싶다. 술래, 그건 실패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술래인 걸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실패의 미덕을 읽으면서 왜 하필 술래였던 어릴적 기억을 떠올렸을까. 내가 술래인 것을 받아들인 순간 어떻게 하면 다른 아이들을 잡을 수 있을지 재빠르게 궁리를 해야만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저자는 우리가 술래임에도 불구하고 놀이를 즐겼던 것처럼 실패라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실패가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잔소리를 담았다. 책에 실린 저자 소개에 의하면 샤를 페펭은 대중에게 철학 강좌를 하는 사람이다. 고등학교에서, 대학교에서, 그리고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만큼 다양한 사례와 쉬운 설명은 실패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도록 안내한다. 실패는 현실의 문제들을 직시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해 준다고 한다. 실패는 문제들을 극복하도록 실제적인 질문을 하게 만들고, 겸손을 배우게 한다고 한다. 실패에서 뭔가를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은 불평하느라 시간만 낭비하느라 실패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실패에서 배운 에너지와 겸손을 바탕으로 대담하게 자신의 직관을 믿고 창조의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실패가 필요하다는 것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이를 다시 철학자들의 논의를 근거로 정리해 둔 책이다. 자칫 피상적으로 실패가 필요하다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는 책이라 도전해 볼 만 한 책이다. 무엇보다 성공이라는 달콤한 환상에 젖어 있는 모든 성공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타이의 대범함을 보고 감탄하고, 지나치게 완벽주의자가 되지 말것, 그리고 시도해 보지도 못한 채 겪는 실패는 특히 더 아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149)

 

편집형태도 읽기에 편안하다. 한 손에 잡히는 종이의 가벼움은 언제든 책을 펴볼 수 있는 즐거움을 주고, 작은 여성들의 가방에 쏙 들어가는 크기도 적절하다. 내용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마무리는 철학자들의 주장까지 빌어와 정리하니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논리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직관을 믿어보라는 저자의 설득이 이채롭다. 기업 연수나 학교 독서토론 시간에 교재로 삼아볼 만 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리서사 2018-01-08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서평 감사드려요. 마리서사 블로그에서 소개하려고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