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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정미경 지음 / 현대문학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속도감있는필력여전~, 공허하지만매력적인인물들~, 김형중님 해설도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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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 - 2002 제2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정미경 지음 / 민음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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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이상문학대상작인 " 밤이여 나뉘어라 " 를 읽고 정미경 작가에 홀딱 반했다   

(화가 김형종 선생님이 정미경 작가의 부군이시라니, 이 또한 놀라운 사실이었다. 예전에 김형종 선생님 화첩 시리즈 책도 무척 좋아했었다,그래서인지 낯설지 않고 잘 알고 있던 지인을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랄까)

그리고 "장밋빛 인생"(2002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을 잡았다. 매력적이다. 블랙홀에 빨려들듯이 읽어 내려갔다. 여성작가인데 남자 주인공의 입장에서 전개된다는 점이 좀 독특하게 다가왔다.  내가 작가라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라며 혼자 별 생각을 하기도 한다.   

* 소설에 나오는 인물

 - 영주 : 광고회사 직원, 민을 사랑했고 사랑하고 잊지 못하고 계속 사랑할 것 같음.    민을 만날 당시 싱글이었지만, 민의 부탁(?)때문이었는지, 사랑없는, 별로 영주의 타입이 아닌, 영주의 사랑을 갈구하는 요리전문가 정애와 결혼하게 됨 

 - 민 : 메이크업아티스트 프리랜서, 유부녀이었지만 영주를 사랑했고, 자살함   

*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영주가 사랑하는 여자 민이 자살한다." 

이후 일상에서 부딪히는 사소한 지점들 (피트니스센터에서 마스카라 가 번진 여자의 얼굴, 사거리 교차로 신호등에서 싸우고 있는 두 연인, 독일 먼 이국 땅에서 만난 강호의 예전 여자친구의 단단한 표정,) 에서 영주는 민과의 추억속으로 빠져들면서 그의 사랑,그녀의 사랑, 그들의 사랑을 더듬어 본다.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왜 민이 그 시간들을 견디지 못하고 떠났는지를.  

민의 갑작스런 죽음은 영주 자신조차도 감당하기 벅찬 큰 상처로 남게 된다 

이제 영주와 민의 사랑은 시간 속으로 휘발되고, 남은 기억은 바짝마른 초겨울 이파리처럼 바스락거린다는 것을 안다. 이제는 그녀를 떠나 보내야 할 시간이다.

민의 죽음 이후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인, 형 형 하면서 살갑게 잘 따르던 강호가 새벽 도로에서 촬영도중 갑작스럽게 튀어 든 트럭으로 인해 불의의 사고를 끝으로 소설은 끝난다.

"이 공허한 시간들을 어떻게 버틸까요? "  

이것은 아르헨티나 영화 "엘 시크레토" 중에서 벤야민의 대사인데, 아마도 이젠 민이 함께하지 않는 현실에서 영주의 대사가 될 듯하다

    

* 밑줄긋기

한편의 광고를 만들 때마다 자신의 영혼을 5센티미터씩 잘라서 넣는 것 같은 이 생활..(43p) 

민 : 몇시예요?
영주 : 여덟시
민 : 이제 돌아가요
영주 : 지금은 상인의 시간, 장사치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죠

민 : 돌아갈 시간이에요, 벌써 여덟시 삼십분에요
영주 :지금은 수학자의 시간이죠

민 : 언제 가시려구요?
영주 : 시인의 시간이에요
민 : 그건 언젠가요?
영주 : 알수 없는 일이죠, 난 지금 이순간 시간이 됐으니까.(49-50p) 

 ..레시피를 알려드리긴 했지만 양념의 분량은 손끝으로 가늠하세요, 사랑하는 이의 취향에 맞추어서. 요리를 먹을 사람에 대한 사랑이 강할수록 손가락 끝은 예민해지고 정확해지거든요. 저울보다도 더 ......

그럴 것이다. 사랑은, 내 혀에 와 닿는 입술의 느낌으로 그 분량을 측정할 수 있는 저울일 것이다. (57p) 

정애 : 한번도 만난 적 없는 누군가를 순식간에 납득시키고 설득시키고 마는 당신이 왜 가장 가까이 있는 나 하나를 설득시키지 못하는 거야?

영주 : 집에 와서까지 또 누군가를 설득해야 돼? 힘들여 설득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필요해, 내겐?

정애 : 그게 왜 나여야 하는 거지? (59p) 

사랑이란 교환에 대한 광기가 아닐까. 사랑하는 두 사람이 그토록 강박적으로 교환하고 싶어하는 건 왜일까? 서로의 존재를 꿰뚤어보려는 눈길, 손끝에 느껴지는 갈증, 너 없이 혼자 지냈던 날들과 퇴적과 내 기억의 편마암에 새겨진 그림을 너에게는 보여주고 싶어지는 것, 그러고 보면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 누군가 바라보아 주어야 하는, 누군가 내 전두엽에 새겨진 기억을 공유해주어야만 하는,누군가 내 체온을 점자처럼 읽어주어야만 안도하는 그토록 연약한 존재.(87p)

서로의 존재의 바닥에 닿고야 말리라는 간절함.그에게 내 기억을 이식해 놓으려는 간절함. 그리하여 누군가의 영혼속에 내 영혼의 일부를 저장해 놓으려는 그 안타까운 몸짓(89p) 

매혹의 뒤에는 늘 권태가 오고 그 뒤에는 환멸이 오며 꾹 참고 그 기간을 넘기면 사디스트가 된다. 한때는 놀라운 열정을 가지고 매달렸던 이 일. 나는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어 떠나온 길이었고, 강호는 자신이 막 발을 담그기 시작한 세계에 미쳐 따라온 것이었다. – 93쪽

나는 도대체 민의 어떤 점에 빠져버린 것일까. 일할 때의 무표정함,발레리나처럼 긴장된 표정을 풀지 않는 척추의 고집스러움, 혹은 이토록 소란스러운 공간에 혼자 있는 듯한 초연함? – 100쪽

시냇물처럼 빠르게 달려오다가 갑자기 망망대해로 진입한 거 같아. 내가 올라타야 할 조류는 어디 있는지 막막할 때가 많아. – 119쪽

너에게 난 무엇이었나.

그 저녁 흔들림 없던 민의 표정이 한 여자가 기를 쓰고 붙들고 있던 단단함이란 걸 나는 이 저녁, 먼 대륙의 한복판에 서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그날 저녁 민의 정서가 두 겹이었고 세 겹이었음을 나는 처음 보는 이 여자의 얼굴을 보고서야 알게 된다. 감각의 극점 위에서 춤추는 듯한 광고판에서 일하면서 내가 그토록 아둔한 남자였다는 사실을 지구의 반대편 땅 위에 서서야 깨달았다. – 124쪽

영원한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이란 그저 행복한 한 순간일 뿐. 소멸되지 않는 것은 기억이다.시간 속에서 바래지 않고 간절함 속에 후광마저 얻게 되는 것은 기억이다.그러므로 영원한 것은 사랑이 아니다. 추억만이 영원할 뿐. – 185쪽

영주 : 너 오늘은 청바지 찢어진 거 안 입었구나

강호가 돌아서더니 엉덩이 바로 아래가 가로로 찢어진 곳에 장난스럽게 손가락을 넣어 보이며 웃었다.

영주 : 야, 그 찢는 기준은 뭐냐?
강호 : 새로움. 파격.거기다 휴머니티 – 211쪽

오늘의 가장 중요한 건 가리비의 우아한 핑크빛 느낌이라고 정애가 말했다. 이 핑크빛 가리비의 껍질을 여는 순간에도 당신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남자라면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겠죠? 오늘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이 요리를 준비해 보세요.

사랑받을자격이 없는 사람. 정애는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메세지를 보낼 줄만 알고 받을 줄은 모르는 사람. 광고속에서 사랑하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이 사람.사는 일은 광고와 다른 거야. 인생은 30초에 끝나는 게 아니지.

나에겐 30초만이 의미 있한 것이라는 걸 몰랐다.....그 무렵 내가 집중할 수 있는 30초 바깥의 편안한 일상이 되어 있었다...인생은 30초를 지나서도 꿈틀거리고 끈적거리고 소금 냄새를 풍기며 자꾸만 감겨오는 지독한 것이라는 걸 몰랐다. – 212쪽

나는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 날 좀 꺼내줘, 이토록 현란한 화면 속에서 날 꺼내줘. 오프 버튼을 누르고 환하게 불을 켜줘. 이 어지러운 화면 속에서 나가고 싶어. 그러고 싶어. 불을 켜줘.환하게. – 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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