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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허나영 지음 / 비에이블 / 2026년 2월
평점 :
이유 없이 마음이 흐려지는 날이 있다. 딱히 큰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뿌옇다. 그럴 때 이 책은 말한다. 잠시, 그림 속으로 숨어보라고.
르네 마그리트의 낯선 하늘, 에드워드 호퍼의 고요한 방,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 이중섭의 거친 선들까지.
이 책은 작품을 해설하지 않는다. 대신 예술가가 흔들리던 시절을 함께 들여다본다. 불안과 상실, 고독과 회복의 시간. 그들이 견뎌낸 날씨를 따라 걷다 보면 내 마음의 날씨도 조금 또렷해진다.
예술을 치유의 도구로 소비하지 않고 한 사람이 버텨온 기록으로 바라보는 태도. 그래서 더 조용하고, 더 깊다. 읽으며 느꼈다. 불안은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니라 지나가야 할 날씨일지도 모른다는 걸.
바람이 부는 날,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말고 그림 속으로 잠시 숨어도 좋겠다. 타인의 시간을 건너 내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
오늘의 감정이 버거운 사람에게
가만히 건네고 싶은 책.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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