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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늙어간다는 것 - 80대 독일 국민 작가의 무심한 듯 다정한 문장들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유영미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5월
평점 :
노년 작가의 에세이는 확실히 뭔가 다르다.
『나로 늙어간다는 것』은 나이 듦과 함께 찾아오는 상실, 고독, 불안 같은 감정을 피해가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다. 그런데 그걸 시, 문학, 음악 같은 인용으로 지적이면서도 위트 있게 풀어낸다. 하하호호 “괜찮아, 다 잘될 거야~” 같은 해피엔딩 말투가 아니라, “그렇지, 인생이란 원래 그런 거야”라고 말해주는 글이다.
제일 먼저 만난 서문부터 아주내 의지가 나를 들썩이게 한다. 그리고 살게 한다! 좋은 자세다 유쾌했는데, 그 몇 페이지에서부터 삶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운 기분이었다.
늙는다는 게 슬프고 두려운 일만은 아닐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진짜 이해했다.
내 의지가 나를 들썩이게 한다. 그리고 살게 한다! 좋은 자세다
나 역시 소망하는 것과 현실적인 것의 괴리를 본다. 우리 모두 그것을 본다. 이런 괴리를 보는 게 행복한 일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소망을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낮추어 현실과 소망이 조금 더 근접할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시 나이가 들면 더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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