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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합니다 1 ㅣ 강풀 순정만화 3
강풀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역시 강풀은 이야기꾼이었다. 지금까지 나왔던 강풀의 만화들을 일주일에 1번씩 업데이트 될 때마다 일부러 챙겨보곤 했다. 일주일동안 다음이야기를 기다리려면 초조함과 긴장감에 '이런 만화 안 보고 말지'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강풀이 풀어내는 만화 스토리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순정만화, 일상다반사, 타이밍, 미심썰 등등. 하나같이 영화라도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탄탄한 구성과 입체적인 등장인물들이 존재한다. 이를 반증하듯이 그의 거의 모든 만화들은 영화,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거나 진행 중에 있고 해외에 진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또 지금은 영화 '괴물2'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그의 만화들을 보면 '괴물 2' 역시 멋진 작품으로 탄생할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할머니, 할아버지 4명의 사랑과 삶의 애환을 담아낸 만화이다. 사실 인터넷에 업데이트 되는 동안 강풀을 그리 좋아함에도 이 만화를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라는 이야기에 나와는 별 상관 없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등장하면 재미나 긴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순정만화나 일상다반사처럼 나와 공감되는 소재도 아니고, 바보처럼 슬픈 이야기이기는 하겠지만 미심썰이나 타이밍과 같은 스릴은 부족할 것이다 라는 생각도 함께였다. 그래서 만화가 다 완결났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기회가 되서 '그대를 사랑합니다 1,2,3'을 책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별 관심 없다, 귀찮다며 찾아보지 않았었지만 막상 내 손 앞에 주어지니 안 펼쳐볼 수 없었다. 천천히 1권의 첫장을 펼쳐보았다. 그리고 약 40분. 나는 3권까지 모두 읽고 난 후 였다. 역시 강풀..... 유머와 감동, 그리고 교훈까지.... 강풀은 다른 만화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여 그려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만화는 자신의 할머니를 바라보며 순간적으로 그려내게 된 만화라고 했었는데 그렇게 말하기에는 너무나 스토리도 멋졌고, '바보'보다도 감동적이고 슬픈 것 같았다. 지금까지 나는 길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 '나도 언젠가...'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만화를 보며 지금까지 나의 생각들이 버릇없고, 개념없는 것들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그림을 못 그리는 만화가, 하지만 사람들을 중독시키고, 끌어모으는 힘을 가진 만화를 그려내는 강풀. 이번 작품 역시 그의 명성에 더 빛을 내주었다. 현재 작업 중인 '괴물2'의 결과물이 어서 내 눈 앞에 놓였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얼른 다음 작품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더불어 강풀의 작품으로 드라마, 영화를 구상하고 만드는 분들은 그의 이름에 해가 되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영화 '아파트'에서 너무 실망을 한지라...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