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집
전경린 지음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전경린 작가를 처음 만났던 건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이라는 소설이었다. 3년 전에 읽었던 책이라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소설의 무게감과 분위기만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특히, 별 생각 없고, 고민없던 20살의 나에게 소설 속 20살 주인공의 삶에 대한 무거운 고민은 나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꽤나 얇은 책이었는데 읽고 난 후의 여운은... 아마 한달 가까이 가지 않았나 싶다. 그 한달간은 정말 우울증 수준으로 혼자 다니면서 온갖 고민들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정도로 전경린 작가는 나에게 충격적으로, 과감하게 다가온 작가였다. 그 이후 작가의 책들 '황진이', '붉은 리본'. '물의 정거장', '열정의 습관' 등등 가리지 않고 읽었다. 그녀의 이야기들은 하나 같이 여자, 성, 그리고 그들의 고민들이 담겨져 있다. 전경린의 글만의 무거움은 나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었고,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도와주었다. 그녀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그 소설 속으로 들어가 100% 감정이입이 되어있는 것을 느낀다. 내가 한국 여성 작가들 중에 전경린 작가를 가장 좋아하는 것을 그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이번 소설을 읽는 동안 그녀가 조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 여성이라는 점,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는 점은 예전 그대로이지만 유머와 예전과는 다른 약간은 밝아진 분위기(?!), 그리고 성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약해졌다는 것.. 어떤 이들은 그녀가 달라졌다고 불평할 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반가운 변화로 느껴졌다. 조금더 읽기 편해졌고, 조금더 공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도 그러했고.... 정말 우연일까? 이 책의 주인공도 나와 거의 비슷한 나이이고 대학생이다. 같은 높이의 시선에서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어서 감정이입 100%는 이번 소설에서도 적용될 수 있었다. 그래서 독서가 더 즐거울 수 있었다.

 

엄마의 집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나, 엄마, 승지, 제비꽃, 아빠, 그리고 엄마의 애인의 이야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또 자신의 본 마음을 인식함으로서 서로를 인정하게 되고 소설은 마무리된다.

서로를 보듬어주는 듯한 따뜻한 분위기가 그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성숙한 그녀의 글솜씨, 분명 나와는 다른 일반적인 가정은 아니지만 따뜻함과 웃음이 피어나는 가족의 모습,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를 위로해주는 인물들의 성격과 스토리는 새해를 맞이하며 읽는데 충분한 가치가 있는 전경린표 소설이었다. 만족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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