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청산 가자 1
김진명 지음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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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김진명 작가의 소설은 지금의 삶에 안주해 있던 나를 김진명 스타일의 음모론 속으로 폭 빠져들게 만든다. 사정상 1편 밖에 보지 못하고 이렇게 리뷰를 쓰게 되었지만 1편만의 느낌을 천천히 끄적여볼까 한다.

이 책 [나비야 청산가자] 역시 음모론이 듬뿍 뿌려져 있는 소설이다. 북핵,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음모. 어떤 이들은 김진명 작가의 소설이 너무 비슷한 구성을 지니고 있고 괜히 의심만 많아지게 한다고 투덜거린다. 하지만 그런 면이 김진명 식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게다가 신문 지면에 마구 뜨고 있는 이 책의 광고에는 "김정일이 강금‰榮?고 대문짝만하게 쓰여있다. 약간 어처구니 없고 한편으로는 놀라운 광고 문구. 과연 이 광고가 과대광고인지, 아닌지 나는 책의 첫 장을 펼쳤다.

 

그의 이야기는 광대한 무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 역시 그러하다. 1편에서는 미국과 북한, 한국, 홍콩, 프랑스 등을 오고 가며 약간은 관련이 없어보이는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잘은 모르겠지만 2편에서는 중국도 배경으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서의 여대생 실종사건, 그리고 그 사건을 쫓는 여대생의 오빠와 한국인 친구. 그리고 북한에서 일어나는 한 여자를 둘러싼 사건들.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서 그녀를 지켜주고자 하는 약간은 정체가 의심스러운 남자. 그리고 한국의 선거 관련 일을 하는 여성과 그에게 접선을 하는 프랑스의 약간 의심스러운 단체, 그리고 국정원 직원까지.... 이야기 배경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그의 소설은 금방 읽어내려갈 수 있는 쉬운 문체이다. 무려 5개국을 넘나드는 광대한 스케일의 소설. 아마 그의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괜한 음모론을 들고 나온다는 비판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각 국을 다녀야하는 통해 예산이 너무 많이 잡혀서가 아닐까..- _-;;

 

김진명 작가의 책이 항상 베스트 셀러에 오르는 이유는 재미있기도 하지만 항상 그 시대에 건드리기 어려운 이슈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들을 보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진실들을 파헤치는 사람들이 비밀 단체에 변을 당하곤 한다. 김진명 작가도 이런 위험에 빠져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촉망받던 과학자의 죽음, 동북공정, 미국과 한국의 부정적인 군수물자 거래, 그리고 북한 핵 문제까지. 게다가 그는 거의 실제 존재하는 사람들의 실명을 사용하기 때문에 읽는 나조차도 조심스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그의 글들은 읽는 내내 조마조마한 마음도 들지만 시원한 마음도 든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까지도....

 

그의 글을 읽다가 제일 많이 드는 생각.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말이야?" 가끔 결말이 허무할 때도 있지만 너무나 앞뒤가 잘 맞고 근거들이 딱딱 들어맞아서 그런 의심이 들곤 한다. 네이버 지식인에 김진명의 소설 제목들을 쳐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입니까?"하는 질문들이 올라와 있다. 비단 나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 것이다. 그만큼 실감나기 때문에 그의 소설의 팬들이 두텁고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닐까. 아직 2편을 읽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결말이 멋졌다, 재미있는 소설들이었다, 이런 말들을 쉽게 할 수는 없지만 이 말은 자신있게 할 수 있을 듯 하다. 이 책은 김진명의 소설이 맞다고. 책의 첫 장 부터 마지막 장 까지 김진명의 향기가 가득 담긴 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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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하멜른
케이스 매퀸.애덤 매퀸 지음, 이지오 옮김, 오석균 감수 / 가치창조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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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동화는 어린 시절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대부분 접해본 동화책일 것이다. 어른들의 거짓말에 벌을 받은 하멜른이라는 마을의 이야기였는데 이 이야기가 그림동화의 글이라는 것은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 동화를 바탕에 두고 살점을 잘 붙인 '피리부는 사나이'의 각색 소설이다. 영주와 농노로 신분이 나뉘어져 있었던 중세시대, 독일의 하멜른이라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상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 나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동화를 읽었던 그 추억을 되새기며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 책의 주인공 요하네스의 어린 시절에서 출발한다. 가난한 농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주에게 핍박과 무시를 당해왔다. 그러다 우연히 피리 부는 실력을 피리연주 길드의 수장에게 보이게 되어 길드의 도제로 발탁된다. 몇년 후 요하네스는 쥐들로 가득차 있다는 하멜른이라는 마을에 쥐들을 없애고 받을 상금으로 아버지를 비롯한 농노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파견된다. 하지만 미리 계획해 두었던 것과는 달리 그곳의 상황은 예상하던 것과 달랐고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하지만 정의와 자비를 먼저라 여기는 요하네스는 그러한 장벽들을 뛰어넘고 하멜른을 구함과 동시에 토지를 사서 농노들에게 나누어 준다. 언뜻보면 끝이 보이는 해피엔딩 동화이야기이지만 속에는 비열한 정치인들, 화장실 갈 때 마음다르고 올 때 마음 다른 어른들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적나라하게 꼬집어 준다. 책을 읽는 중간에는 내가 요하네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참고 견뎠기에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알고 있었던 이야기라서 그런지 중반 부터는 속도가 잘 나지 않았다. 내심 돈을 받지 못한 요하네스가 그 곳 마을의 아이들을 동화에서와 같이, 전설에서와 같이 데리고 사라진다는 이야기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림형제의 동화 속 '피리부는 사나이'는 요하네스가 아니었다. 요하네스와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거의 같은 배경을 지니고 있는 안셀름이 그 피리부는 사나이였다. 선과 악을 명확히 그어주고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를 잘 표현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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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열차 - 꿈꾸는 여행자의 산책로
에릭 파이 지음, 김민정 옮김 / 푸른숲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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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 두 글자로 구성된 단어는 나를 항상 설레이게 만든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꽉 막힌 교실 안에서 하루의 반을 보내는 것이 너무나 답답하여 마음 속으로 여행을 떠올렸고 지금은 빽빽한 건물들 사이에서 매일 똑같은 하루를 바쁘게 지내는 내가 한심하여 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그 꿈은 매번 돈, 시간, 결심의 부족으로 결실을 맺지 못하곤 하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그런 소망이 조금은 풀리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내가 꿈꾸던 여행, 내가 상상하던 열차 여행이 바로 이 책과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처럼 열차를 타고 가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고 싶고 과거의 추억들을 떠올리고 싶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여행을 하고 싶어했던 이유였다.

 

# 열차는 느리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현실이다. 기술이 발전해가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레 '빨리빨리'를 외치게 되었고 우리의 이동수단 또한 속도가 중요시 되었다. 지하철, 버스로 모잘라 개인용 자가용이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게다가 이제는 지구 반대편으로 하루만에 갈 수 있는 비행기까지 필수불가결한 이동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그 사이에 기차가 있다. 기차는 산업혁명 당시 혁신적인 운송수단으로서 굉장한 속도를 자랑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빠른 것들이 개발되면서 기차는 점차 느린 이동수단으로 치부되었고 천천히 사람들의 추억으로 스며들게 되었다. 최근에 초고속열차 KTX가 개발되면서 기차도 빠른 운송수단으로 다시 태어나긴 했지만.... 그런데 KTX가 개발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내심 안타까웠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무궁화호, 새마을호 열차들은 사라지게 될 것이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만 살아있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 아쉬움은 이렇게 빠른 시대 속에 기차 하나만이라도 자신의 모습을 지니고 우리의 숨가쁜 마음을 달래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였다. 나만의 이기적인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추억 속 기차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마지막으로 기차를 탔던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일 것이다. 그 당시 우리 아버지는 자가용을 갖기 이전이였기 때문에 외할머니 댁에 갈 적에는 항상 무궁화열차를 애용하였다. 의자 2개의 방향을 모아놓고 가족들끼리 삶은 달걀도 깨먹고 지나가던 간식차에서 소시지를 사 먹기도 하고... 그 때에는 '왜 우리 아빠는 차가 없을까..'라는 생각에 기차가 그저 싫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어떤 추억들보다도 소중한 기억이다. 작은 역들을 지나면서 저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길일까.. 왜 가고 있을까.. 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들을 배경삼아 이것저것 생각하고 상상하던 그 시절.. 나의 감성과 이성에서 1할정도는 열차가 키워준 것은 아닐까....

 

잔잔한 책이었다. 철컹 철컹.... 규칙적이고 잔잔한 기차 소리 만큼이나 저자는 잔잔하게 그의 생각들을 이 책에 옮겨 놓았다. 사실 읽기 전에는 열차를 타고 다니면서 본 것들, 경험한 것들을 주로 적어놓은 기행문일거라 생각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감성기행문이다. 열차를 타고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 보게된 풍경들을 통해 그의 감정, 그의 생각들을 잘 정리해놓았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숨가쁘게 달렸던 나였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평온한 마음을 지니고 편히 있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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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고의 해를 설계하라
데비 포드 지음, 서현정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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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새해가 올 때마다, 혹은 새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는다. '이번만은.. 이번만큼은 지금까지와 다른 최고의 시작을 하리라..'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하루만에 그 다짐이 뭉그러져 버리곤 한다. 이런 부끄러운 상황이 나만의 일이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그렇게 07년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1달이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이루어 놓은 것이라고는 빈둥빈둥, 띵까띵까 놀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은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정말 나는 이것 밖에 안되는 약한 인간인가...ㅠㅠ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생애 최고의 해를 설계하라] 이 얼마나 유혹적인 제목인가. 이 책을 읽으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21년과는 전혀 다른 최고의 해를 설계할 수 있다니!! 게다가 그닥 두껍지도 않은 책이라 약 200페이지 정도만 읽고다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 굉장한 기대를 안고 책을 펼쳤다.

 

# 큰 기대는 큰 실망을 낳는 법....

 

하지만 그 기대는 금방 식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그동안 자기계발서를 너무나 많이 읽어와서였을까.. 그동안 읽었던 자기계발서들에서 좋은 문구들을 모아 늘여놓은 책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들었다. 이 책에는 총 12가지의 최고의 해를 설계하기 위한 방법들이 실려있다. 하지만 12가지 모두의 내용들은 어디선가 느껴본 듯한 데자뷰 현상을 선사해주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지금 이 시간이 제일 소중하고.. 열정이 잠재력을 끌어내는 힘이고..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읽으면 읽을 수록 나의 실망은 눈덩이 만큼 커져만 갔다.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이었을게다.. 지금의 내가 책 한권 읽는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그런데 나는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모든게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으니 실망하지 않고 베기겠는가....

 

# 와닿는 예를 실어주세요~

 

이 책 중간중간 짧은 예들이 실려 있다. 보통 이런 자기계발서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고 감동적이며 그들의 열정이 담겨있는 예들이 실려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부풀린 듯한 실례들이 대부분이었다.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이것은 내 삶이 아니다' 싶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는 진짜 하고픈 일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성공했다. 이런 것은 예가 아니다.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그런 식이지.. 지구에 조그마하게 붙어있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평범한 대학생인 나. 그다지 부자도 아니고 한달 과외 연명하면서 다른 친구들 다 다니니까 나도 대학교를 다니고 있고. 이제 3학년으로 진학하면서 취업 걱정을 해야하는 나이가 된 나. 지금 나의 위치에서는 어느 것 하나 놓칠 수도 없고 정말 내가 하고픈 일을 찾아 나설수도 없는 위치이다. 이런 나에게 이 책에 담긴 실례들은 지금의 나의 모습을 더 안타깝게 만들고 말았다.

 

서평이 너무 부정적으로 쓰여진 듯 하다. 그만큼 나의 실망도 컸고 책에 대한 부족함에 많이 느껴졌기에 그럴 것이다. 앞으로 한동안은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으려 한다. 오히려 소설이나 기행문들을 읽으면서 그들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해보고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우는 것이 더 만족스러울 듯 하다.

그리고 오늘 중국어 학원을 등록했다. 또 친구와 모 대기업 취업 설명회를 다녀왔다. 이런 책에 기대지 않고도 최고의 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2007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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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 - 인류 최후의 에덴동산, 아마존 오디세이
정승희 지음.사진 / 사군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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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멋진 자연풍경을 보게 되면 '멋지다!!'라고 외치고 큰 폭포를 보면 '장관이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언제부터 우리 인간은 자연을 평가하고 1등급 풍경, 2등급 풍경을 가르게 되었을까. 자연을 보고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감상적인 사람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자연과 그만큼 떨어져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상이 아닐까한다. 무엇인가를 평가한다는 것의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나와는 다른 존재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인간은 기술발전과 자본주의를 외치며 자연을 주무르게 되었다. 요즘에야 잘못을 인식하고 환경보호를 다시금 외치고는 있지만 인간의 욕심과 잘못들로 그만큼 환경은 파괴되었고 자연은 병이 들었다. 그런데도 몇몇 인간들은 이런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인간의 편안한 삶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를 추천해주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과 인간은 하나라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외치는 이 책을..

 

# 실감나는 기행문, 리얼한 스토리..

 

언제나 기행문은 즐겁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경험자들의 이야기는 시골 외할머니 무릎 맡에서 듣는 옛날 이야기만큼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접했던 여행 기행문들은 내가 가고 싶은 곳, 일본이나 유럽과 같은 문명 국가들, 선진국가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일까. 내가 관심을 가져보지 못한, 그리고 많은 정보를 알고 있지 않은 아마존에 대한 이 책은 접하자마자 설레임과 동시에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게다가 어두컴컴한 사람들이 표지에 떡 하니 앉아있으니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진다. 그런 첫인상과는 달리 책을 펼치는 순간 나는 아마존 한 가운데 서 있었다. 10년이나 아마존 이곳 저곳을 다녀본 저자의 살아있는 여행기는 나를 그들의 삶 속으로 끌어들였고 저자가 울고 웃을 때 나도 동일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숨기지 않은 솔직한 이야기에 약 300쪽에 달하는 책을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러고도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아마존 여행이 벌써 끝난건가..'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내가 알지 못했던 곳.. 인류 최후의 에덴 동산 아마존의 매력은 어마어마한 마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책 중간에 나온 애벌레 사진은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ㅠㅠ 정말 징그러워....

 

# 자연 + 인간 = 아마존

 

우리는 보통 인간과 자연은 다른 존재라고 정의한다. 예전에는 인간의 인식으로 인해 자연을 파괴하고 망가뜨렸지만 요즘에는 잘못을 깨닫고 환경을 보호한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인간들의 달라지지 않은 생각은 '자연을 인간이 지배한다'는 생각이 아닐까.

책을 읽다가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문명 속의 인간이 멋진 폭포를 보면 '장관이구나..'라며 감탄하지만 아마존의 사람들은 '건너기 불편하겠군..'이라고 불평한다고 한다. 아마존 사람들은 자연을 자연이라 생각하지 않고 인간을 인간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 머릿속의 자연과 인간은 다를 것이 없는 동일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문명인들은 자연에서 좋은 것이 있다고 하면 욕심껏 따가고 잡아가지만 아마존의 원주민들은 필요한 만큼만 쓴다. 아마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가져온 차이일 것이다.

하지만 아마존도 천천히 문명의 흐름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 곳은 몰라도 아마존만은 이대로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도 문명인으로서의 이기적인 욕심일까..

 

# 그래도 아직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인식의 변화, 생각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이라는 존재, 인간이라는 존재, 소유한다는 것의 인식 등등.. 문명과 자본으로 때 묻은 나의 생각들을 조금이나마 정화시켜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아직은 멀었겠지.. 가끔 내가 때묻은 문명인이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 책을 펴보아야겠다. 이기적인 자본주의 속에서 응급처치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깨끗한 영혼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을 듯하니 말이다..

 

이 책에 들어가있는 칼라 사진들은 아마존의 향기가 느껴질만큼 생동감이 넘치고 인상적이었다. 중간에 손바닥만한 벌레사진은 나와 내 친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고(ㅠㅠ) 지하철 안에서 읽다가 아마존 사람들의 벗은 사진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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