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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의 아름다움 ㅣ 소원함께그림책 2
알프레도 코렐라 지음, 호르헤 곤살레스 그림, 이현경 옮김 / 소원나무 / 2021년 2월
평점 :
너무 오래된 이야기인데, 유치원 졸업식 때다. 한 30년 전쯤 이야기다. 그 때 유치원 선생님께서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고 이제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 이야기가 너무나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니.. 인생은 수평선 위의 한 지점으로 보자면 태어남이 시작이고 죽음이 끝일까? 그 사이에 수많은 시작과 끝이 존재한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구분 짓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다. <끝의 아름다움>의 거북이처럼 말이다. 100살 가까이 산 거북은 느릿느릿 걸어가며 만난 이들에게 '끝'이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개미에게는 먹이가 인생의 목표니 '끝'은 먹이가 끝나는 순간이라고 대답한다. 애벌레에게 끝은 그토록 기다리던 나비가 되는 순간이고, 제비에게는 계절의 변화로 인해 날아갈 방향이 바뀜이 '끝'이다. 즉, 제비는 시작과 끝이 자주 찾아온다. 꾀꼬리는 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노래의 끝이 있으면 또 새 노래가 시작되니 그것은 두려운 것이 아니다.
그림책에는 다양한 동물들의 '끝'에 관한 관점이 나오지만 독자는 그것이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창시절에는 끝나지 않은 공부와 시험의 고통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 그것으로부터는 끝이 나지만 새로운 시작이 또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순하게는 그것이지만 모든 생명체는 시작과 끝을 가지고 있다. 아주 유한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자주 망각하며 산다.
"니나는 지금까지 끝의 의미를 찾아 헤맸지만,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끝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고, 끝을 바라 볼 줄 모르기에 끝이 두렵게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몰랐습니다."
니나의 긴 여행 속의 끝은 무엇인지 나오지 않는다. 얼굴에 가득한 주름만큼 삶의 지혜를 담뿍 담은 거북이 니나는 어떤 결론을 내렸을지 아직 어린 나는 알지 못한다. 니나처럼 삶의 끝 쯤에서 후회가 아닌 감사함으로 물든 인생이기를 바래본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지금, 얼른 이것이 끝나기만을 견디는 삶이 아니라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 아직도 갈길이 멀다. '끝'은 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