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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우리 할머니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한성원 지음 / 소동 / 2020년 12월
평점 :
책을 열기 전, 마음을 다 잡았다. 마음이 너무 아플까봐 읽다가 차마 다 못읽을까봐 망설였던 책이다. 이전에 읽었던 위안부에 관한 책들이 너무 사실적이라 (사실은 모든 것은 사실이지만) 고통스러웠던 감정이 아직도 있고, 학생들과 함께 읽었던 그림책도 서로가 울면서 읽었었기에 이 책을 앞에 둔 나의 심정은 비장했다.
<할머니, 우리 할머니>는 독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고통 속에서 살아남은 산 증인들에게 헌정하는 작품이었다. 책 속의 그림과 색감이 너무나 밝았고 할머니들을 곱고 곱게 표현 된 것에 감사했다. 이제 정말 우리 곁에 남아 계시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너무나 적다. 살아계시는 동안 정말로 이렇게 밖에 해드릴 수 없는지 묻고 싶다.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얼마나 원망스러우셨을까. 역사가, 이 나라가 지금의 우리들이 말이다. 그러나 할머니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괜찮다고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베풀어주신다. 그래서 우리는 죄인이다. 할머니들에게 사라진 그 시간을 돌려드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힘없는 국가가 한 개인에게 가해진 폭력을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너무나 큰 희생을 보고 있다.
기억해야 한다. 기억해내야만 한다. 남겨진 우리들은 할머니들의 상처를 이렇게 책으로 기억하고 읽어내려야 한다. 연약한 한 소녀가 인권 운동가가 되었고 역사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 얼마나 큰 용기를 가지고 세상앞에 섰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