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토끼 그림책이 참 좋아 68
유설화 글.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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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설화 작가님의 '슈퍼거북'은 워낙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 수업에서 많이 읽고 이야기 나누었다. 그림책 토론에서도 그렇고, 그림책 모임에서도 슈퍼거북은 숨겨진 질문을 찾고 답하는 과정에서 점점 더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런 유설화 작가님의 짝꿍 책 '슈퍼토끼'가 나왔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역시! 슈퍼토끼에게도 사정이 있었던거다. 그 어떤 패러디보다 와닿았다. 슈퍼토끼는 꾸물이에게 진 이후로 좌절하며 지내고 있었던거다. 꾸물이가 달리기에 압박감을 느낄 때 토끼 역시 패배감에 힘든 시간을 보냈구나! 그렇게 '달리는 것이 전부'인 토끼는 자신의 본능을 억제하고 달리지 않기로 결심하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달리는 자체에 기쁨을 느꼈을 토끼가 남들 시선에 신경쓰느라 그걸 즐기지 않고 지내는 것도 마음이 아팠다. 그저 승패에 상관없이 즐기며 살면 좋을텐데..

 자기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살아가야만 했던 토끼는 우연한 날에 다시 달리게 된다. 그 순간 다시 원래 토끼 본연의 삶을 찾는다! 

 

 작가님은 전작 '슈퍼거북'에서처럼 '나 다운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거북이 다운 삶', '토끼 다운 삶' 그리고, '나 다운 삶' !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나로 산다는 것! 그것은 바로 행복이리라


 + 이 작품에서는 깨알같은 보물찾기가 한가득이다. 슈퍼거북에서도 유일하게 토끼를 응원했던 너구리씨를 찾는 재미와 유설화 작가님의 작품들이 곳곳에서 홍보되고 있는 것도 책 읽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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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천재 큰곰자리 51
전은희 지음, 음미하다 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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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천재>는 '천재'아이 누리가 평범해 지고 싶어하는 소망을 담은 책이다. 어릴 때 부터 영재, 천재 소리를 들으면 정말 좋을 것만 같은데 정작 누리는 그렇지 않나보다. 어릴 때 자신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관심은 오히려 누리에게는 불안함과 두려움이라는 트라우마를 갖고 살게 한다. 어릴 적 유명세를 감추기 위해 학교에 와서는 오히려 말을 하지 않는 캐릭터로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추리 퀴즈를 잘 내는 담임선생님의 문제를 짝궁에게 가르쳐 주면서 조금씩 정체가 탄로난다. 그런데 이 작품의 캐릭터들이 하나도 밉지 않다. 왜냐면 우리 교실에 있는 조금씩 사정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등살에 떠밀려 늘 스트레스 받고 사는 영재는 사실 노력파다. 그래서 누리의 천재성은 부럽기만 하고 어쩌면 자신에게 없는 것이 억울하게 까지 느껴질 것 같다. 핑구라는 별명을 가진 재구는 성별에 관한 편견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자신의 개성대로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는 아이다. 또 은서는 운동신경이 뛰어나며, 그림에 재능이 있는 수호는 눈설미가 좋다. 

 

은서에게 처음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

"그래서 똑똑한 걸 감추고 싶었구나!"

"응, 너도 내가 남들하고 달라서 별로지?"

"너는 내가 덜렁거려서 별로니?"

"아니, 말도 안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나도 네가 내 친구라서 엄청 좋아. 똑똑하든 말든"


비로소 누리에게도 진짜 사랑해주고 인정해 주는 친구가 생겼다. 

그런 친구가 있어서 누리는 자신감도 생기고 더이상 숨지 않게 되었다. 

그저 기억력과 추리력이 남들보다 좋은 한명일 뿐이라고 말이다. 


어린 영재들에게 아픔이 있다는 것에 공감할 수 있고, 부모님에 의해 자신의 색을 잃어가는 아이들에게 대한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는 동화였다. 평범한 천재들이 평범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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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싫어, 떠난 세계여행
홍균 지음 / 하움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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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내가 읽는 책의 90%가 여행책이었을 때가 있었다. '여행'을 하기 위해 현실을 버티며 살고 있었던 때가 있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런 나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여행 에세이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의 대리만족과 내가 갔던 곳의 공감을 얻기 위해 읽는편이다. 또, 작가가 찍은 사진에 작가만이 알 수 있는 말들을 괜히 알아듣고 싶어서 읽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나는 여행책을 읽지 않았다. '이제 갈 수 없으니, 읽지도 말자'했었나?

여행은 현실도피였다. 말은 그럴듯하게 '자아를 찾고 싶다'였지만 남들이 가지 못한 나라를 길게 그것도 혼자 다녀오고 싶은건 내 스스로에게 또 다른 몰입을 주면서 일상을 잠시 잊게 해 주고 나를 완전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남미를 제외하고 모든 대륙을 찍었다. 길게는 한달, 20일, 15일씩 베낭을 둘러메고 떠나버리면 그저 어디서 자고, 무얼먹지 이 두가지만 걱정하면 되어서 좋았다. 난 쫄보지만 여행에서는 대범했고,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을 가기 좋아했다. 그렇게 현지 사람들과 어울리면 김지혜는 사라지고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러나 오는 비행기 안에서 허무해지기만 했다. 다시 현실로 가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버틸까 그 생각뿐이었다. 기회가 되면 모든 것을 버리고 여행자로 살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다시 꺼낼 수 있게 한 책이다.

'죽기 싫어, 떠난 세계여행'의 작가 홍균의 이야기는 나의 지난 순간을 꺼낼 수 있게 도와주었다.

몇 곳을 제외하고 간 여행지가 겹쳐서 지난 사진을 보면서 책을 읽었다.

홍균 작가의 글은 편안하고, 좋았다. 과장되거나 꾸밈이 없었으며 여행의 환상을 제공하지도 않은 담백한 글이었다. 그의 일기 같은 글은 너무 솔직했고, 그 마음의 일부는 내가 했던 거라 끄덕이게 했다.

맞다. 여행이 인생의 해답을 주지는 못한다.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던지, 큰 깨달음을 주어 나를 급변하게 하지 못한다. 하지만 다른 책들은 그렇다고 하니, 왜 나만 여행에서 더 많은 질문을 가져올까 답답한 마음이 있었는데.

작가님이 이 책을 세상에 꺼내어 놓았기 때문에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 여행을 눈에 보이게 했고, 우울했던 순간을 만질 수 있는 물리적인 것으로 만드셨다. 그렇기에 더 좋아지실거라 응원을 보낸다.

잠시 여행을 멈춘 나는,

일상도 소중하게 여기며 지금 여기 이순간을 사랑할 수 있는 그 날에 또 다시 여행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무모했던 그 때의 여행과는 다른 그냥 나로 여행할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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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가끔 그렇지?
이재경 지음 / 고래뱃속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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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낳아서 키우면서 내가 기억못하는 그 나이로 돌아가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나도 저랬을까?'하는 모습들 중에 가장 갖고 싶은 것 하나가~ 상상의 나래로 쑥 들어가 버리는거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게 너무 재미있다. '레드썬!' 하며 다른 세계로 빠지듯 갑자기 현실이 사라지고 어떤 공간속에 아이 혼자 들어가서 혼자말을 하며 몸짓하며 바쁘게 상황극을 한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담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사진이라도 찍으려면 그 환상의 세계에 방해가 될까봐 숨죽여서 몰래 본다. 

 <너도 가끔 그렇지?> 그림책이 그랬다. 상상의 세계는 꼬리의 꼬리를 물고 발전한다. 어른들은 "에이, 그게 뭐야?" 하겠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다. 오죽하면 나와 다른 종을 각자의 별로 보낸다며 엄마 아빠를 저 멀리 보내버릴까! 

 

 이 작품의 또 하나의 묘미는 그림을 3번 4번 10번 자세히 보며 숨겨진 이야기를 찾는거다. 주인공 아이만 봐서는 아니된다. 면지부터 시작되는 두 애벌래가 모든 장면에 제각각 재미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책에서는 '코러스'라고 하는데 그 부분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지막 면지까지 놓치지 말고 보아야 한다! 같이 보던 우리 아이는 마지막 면지에서 "제발, 도망가!" 외쳤다. 

 즐거운 상상의 세계에 흠뻑 빠질 준비가 되었다면, 기꺼이 우리 아이의 눈으로 그 세계에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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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 아파트
전승배.강인숙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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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쿵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주거공간을 차지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나 느끼는 불편함 '층간소음'에 관한 이야기다. 층간소음에 관한 그림책은 '우당탕탕 할머니 귀가 커졌어요' 가 가장 대표적인데 그건 외국 작가의 책이고 <쿵쿵 아파트>는 한국 작가들의 책이라 더 반갑다. 

 5층 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저마다 다 사연이 있다. 1층의 염소 청년은 가수를 꿈꾸고, 2층의 기린 아저씨는 얼마 전 이사를 와서 집꾸미기에 여념이 없다. 3층에는 어린 아이가 살고 있고, 4층은 마감을 앞둔 작가 할아버지, 5층에는 운동을 해야만 하는 곰 아주머니가 살고 있다. 

 이 작품은 각각 어떤 이유에서 층간 소음으로 고통받는 장면이 나온다. 공사로 인해 잠든 아이가 깨고, 또 아이가 놀면서 아래층은 시끄럽게 된다. 예민한 코알라 할아버지는 아래 위층 소음 모두를 견디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장면을 잘 보면 위층으로 막대기를 치는 장면도 나온다. 

 우연히 정전이 되면서 모두가 옥상에 모여 저마다의 사정을 듣게 되고 사과도 한다. 이 작품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이 장면이다. 서로의 사정을 듣는 시간. 우리는 그게 부재되어있다. 사정이 있겠지만 그걸 얼굴 마주하며 듣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소음이 힘들면 경비실을 통해 다시 전달된다. 그게 관례이기도 하다. 

 

 <쿵쿵 아파트> 그림책의 두번 째 매력은 양모 펠트 인형과 미니어처로 제작하여 그 장면을 각각 연추한 것에 있다. 생생한 생동감에 마치 영화를 한편 보는 듯하다. 정지 되어 있는 장면이 움직이는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이 독자를 끌어당긴다. 


 주제와 표현력 모두 매력적인 <쿵쿵 아파트>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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