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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 아파트
전승배.강인숙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평점 :
<쿵쿵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주거공간을 차지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나 느끼는 불편함 '층간소음'에 관한 이야기다. 층간소음에 관한 그림책은 '우당탕탕 할머니 귀가 커졌어요' 가 가장 대표적인데 그건 외국 작가의 책이고 <쿵쿵 아파트>는 한국 작가들의 책이라 더 반갑다.
5층 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저마다 다 사연이 있다. 1층의 염소 청년은 가수를 꿈꾸고, 2층의 기린 아저씨는 얼마 전 이사를 와서 집꾸미기에 여념이 없다. 3층에는 어린 아이가 살고 있고, 4층은 마감을 앞둔 작가 할아버지, 5층에는 운동을 해야만 하는 곰 아주머니가 살고 있다.
이 작품은 각각 어떤 이유에서 층간 소음으로 고통받는 장면이 나온다. 공사로 인해 잠든 아이가 깨고, 또 아이가 놀면서 아래층은 시끄럽게 된다. 예민한 코알라 할아버지는 아래 위층 소음 모두를 견디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장면을 잘 보면 위층으로 막대기를 치는 장면도 나온다.
우연히 정전이 되면서 모두가 옥상에 모여 저마다의 사정을 듣게 되고 사과도 한다. 이 작품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이 장면이다. 서로의 사정을 듣는 시간. 우리는 그게 부재되어있다. 사정이 있겠지만 그걸 얼굴 마주하며 듣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소음이 힘들면 경비실을 통해 다시 전달된다. 그게 관례이기도 하다.
<쿵쿵 아파트> 그림책의 두번 째 매력은 양모 펠트 인형과 미니어처로 제작하여 그 장면을 각각 연추한 것에 있다. 생생한 생동감에 마치 영화를 한편 보는 듯하다. 정지 되어 있는 장면이 움직이는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이 독자를 끌어당긴다.
주제와 표현력 모두 매력적인 <쿵쿵 아파트>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