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가족 웅진 우리그림책 111
신순재 지음, 이희은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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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가 주는 단어는 우울하다. 그런데 <실패 가족> 그림책은 표지부터 화사하다. 형광색 같은 눈에 확 들어오는 색감은 최근 그림책에서 볼 수 있는데 선명하게 잘 들어와서 좋아하는 색감이다. 

 반 대항 야구 시합에서 9회말에 삼진 아웃을 먹은 '나'는 상심하고 만다. 실패하는게 두려워서 못할 것 같은 건 도전하지 않는 습관을 가졌다. 그래서 실패횟수는 줄지만 도전횟수도 줄 수 밖에 없다. 

 '우리 가족의 가장 큰 문제는 실패를 도무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거야.'


 실패의 다른 말은 도전경험이다. 나도 성공보다는 실패한 경험이 더 많지만 그건 아주 최상의 기준에서만 실패라고 붙일 수 있다. 주인공은 야구 시합에 나가기까지 한 훌륭한 경험을 가진 아이다. 시작도 안 해본 사람에게 기준을 잡는다면 성공이다. 

 엄마의 말 중에 "절대로 실패자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건, 두꺼운 갑옷을 몇 겹씩 입고 있는 것과 같아. 처음엔 갑옷이 나를 안전하게 보호해 줄 것 같지만 무거운 갑옷 때문에 움직일 수도 없어." 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실패해도 괜찮아!

이 말을 다른 이에게 참 쉽게 한다. 

정작 이 말을 해 주어야 할 사람은 스스로다. 실패해도 괜찮아, 그러니 우선 시작해보자. 실패의 경험은 사라지지 않아. 실패의 구슬들을 꿰어서 보배가 될거야. 

 

 이 그림책 읽고 아이들과 꼭 해보고 싶은 활동이 생겼다. 

"실패 경험 말하기 대회!" 그래서 나만 이렇게 실패한거 아니고 다들 그럴 수 있어 위로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 그렇게 실패했지만 도전한 서로에게 큰 박수를 주고 싶다. 


 실패 가족은 참 따뜻하고 다정한 가족이다. 성공한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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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막대 파란 상자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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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초판본을 본 적이 있어서 어떻게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두 방향 모두 이야기가 시작되고 가운데에서 만나게 되는 특별한 기법. 어떤 날은 막대에서 출발하고 어떤 날은 상자에서 보기 시작해서 두 사람은 만나게 되었을까 궁금해 하며 보게된다. 

 어떤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는 물건은 파란 막대, 파란 상자다. 그것은 어떤 용도로 쓰여졌는지는 따로 노트에 기록되어있고 아래 후손으로 전해져 내려온다. 그 설정 하나만으로도 참 기대가 된다. 너무나 쉽게 쓰여지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이 가득한 오늘날.. 나의 먼 조상에게서 내려오는 물건은 엄청난 보물 같이 느껴진다. 그 방법 또한 다 달라서 옛 이야기를 보며 그 때를 상상하게 된다. 이 상자는 수많은 상자 중에 하나가 아니고 , 이 막대도 수많은 막대 중에 하나가 아니다. 역사와 사랑이 깃든 두 가지 물건이 이어져 내려가면서 어떤 쓰임새가 될 지 독자도 상상해 보게 된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은 예술 작품으로서 한장 한장 보게 된다. 그녀만의 특유의 무늬가 더욱 화려하고 옛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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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제니 마음이 자라는 교실 1
솜리 지음, 클로이 그림 / 풀빛미디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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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학년 여학생들의 우정과 학업에 관한 고민을 다룬 동화 <이제 진짜 제니>. 졸업식 때 최고의 학생에게 주어지는 클로버를 향해 공부든 미술이든 열심히 하는 제니와 결쟁상대이자 친구인 효은이. 둘은 상징적인 클로버를 받기 위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질투가 생기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힘으로 과제를 해 내지 않은 죄책감도 가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모든 걸 갖춘 제니의 가정에 위기가 생기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게 되며 슬픔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오해했던 효은이와 다시 화해하고 제니는 원하던 결과를 얻어내면서 해피엔딩으로 끝이난다. 

 '이제 진짜 제니'는 어떤 경우에든 스스로 신념과 목표를 가진 제니의 성장기를 다루었다. 그래서 이름 앞에 '진짜' 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5-6학년 여학생이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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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텍스트T 7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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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판타지 문학상 청소년 부분 대상 소설 <비스킷>! 이 문구를 보고 더 끌렸었다. 표지의 '비스킷' 글자가 비스킷 과자처럼 산산히 부서지는 모습에 더욱더 궁금해졌다. 이미 출간되기전에 가제본 소설을 보고 많은 청소년들이 호응 해준만큼 긴장감 있는 서사로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나'는 청각적으로 예민함을 넘어서 과민증, 병적으로 여겨져 병원에도 들어갔다 나오는 일을 반복하는 청소년이다. 그 예민함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덕한이와 효진이 이 둘뿐이다. 엄마 아빠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들의 예민함은 사실 아주 섬세한 자극을 인지하는 능력이다. 그것은 존재감이 없는 이들이 세상으로 부터 부스러지고 사라지는 '비스킷'이 되어가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능력. 이 능력으로 많은 이들을 세상에서 구해낸다. 

 태어날 때부터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사람, 소중한 사람으로 인식되지만 학창시절 친구 사이는 정글과도 같아서 서열이 있기도 하고 또래 관계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있다. 그것은 어른도 마찬가지고 가족들 사이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제성이는 그렇게 주변의 비스킷들을 단단하게 만드는 선한일을 한다. 소설 마지막에 학대 당하는 어린아이를 구출하기 위한 3명의 친구들의 활약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하지만 한켠으로는 비스킷으로 사라져버린 실제 아이들을 떠올리게 되면서 무책임하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현실에 미안한 마음만 한가득 남게 되었다. 제발.. 소설에서만 있는 일이기를. 

 소외된 사람들에게 '안녕' 인사할 수 있는 따스함이 있기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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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늘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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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없는 그림책은 그림의 언어를 읽어내야 한다. 그래서 글 보다 더 자세히 더 천천히 여러번 보게 된다. <나의 그늘>은 검은새가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면서 그 상황과 마음을 읽었다. 집 안에서 기르던 식물이 창 밖으로 잎을 내밀자 밖에 심고 그들에 누워본다. 아마 검은새는 참 다정한 심성을 가졌을 것이다. 작은 것에 마음을 쓰고 행동으로 옮기고 그 곳에서 또 다른 행복과 여유를 찾으니 말이다. 그 작은 행동의 시작은 다른 이들과의 연결로 이어진다. 다른 새들도 화분을 가져오고 그 그늘에서 쉬며 행복을 느낀다. 이제 그 나무와 나무가 만들어낸 그늘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검은새도 혼자가 아니다. 비와 바람에 다친 나무에 속상한 마음에 집 안에서 괴로워 할 때, 흰새들은 나무를 세우고 수액을 주며 그 주변에 또 다른 정원을 가꾼다. 검은새도 거친물살에 다른 이들이 두고 간 화분을 구해내기도 한다. 모든 것은 작은 그림으로 색깔로 분위기를 말한다. 

 <나의 그늘>은 혼자 느꼈던 행복과 슬픔은 함께 할 누군가가 다가오면서 행복은 배가 되고 슬픔은 해결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정함이 다른 다정함으로 연결되며 그것은 작품을 읽는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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