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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 -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 지음, 제정임 엮음 / 김영사 / 2012년 7월
평점 :
2012년 9월 읽음. 2014년 9월 시점에서 다시 보니 참 힘든 책.
책을 얻는 과정이 더 기억에 남는 책인데, 먼저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느낀 감정은 “사야 할 것 같긴 한데, 돈이 아깝다” 였습니다. 이사가 잦은 자취생인 데다가 성격상 시간이 흘러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책을 원하기 때문에, 시기를 타는 책은 구입을 재고해보게 되더군요. 대형 마트에 가서 책을 들었다 놓았다 하기를 몇 주, 오랜만에 고향 집에 가보니 피아노 위에 익숙한 허연 표지가 떡 하니 놓여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동생님께서 학교 선배에게 선물 받았다고 하더군요. 이름 모를 그 선배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자 동생님의 대학교를 향해 두 번 절을 올리고 그 자리에서 읽어 내렸습니다.
이 책은 잘 만들어진 보도 자료입니다. ‘안철수’라는 인물의 인생, 대선 출마에 대한 심경과 고민, 여러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자신의 고민과 대안을 가감 없이 잘 드러낸 책입니다. 안철수라는 인물을 알고 싶다면 본인에게 물어볼 것도 없이 이 책을 읽으면 바로 답이 나올 것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흔한 자서전 형식이 아닌 대담집 형식이라는 것도 아주 영리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선 후보의 정책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되고, 이 사람이 대선에 나오면 안심하고 표를 줘도 되는가 하는 판단은 독자가 스스로 검증을 통해 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모든 사람이 안철수라는 사람의 지지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며 자기 자신에게도 자문자답을 하겠지요. 유권자가 될 독자, 후보자가 될 저자 모두가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적인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사실 이 부분은 조금 마음에 안 듭니다. 읽기 쉽게 하기 위해 장평과 자간을 넓힌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구입할 사람이, 안철수의 지지자거나 그에게 관심이 있는 젊은 유권자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선택이지요. 한 가지 흠을 잡자면, 줄 간격이 어색할 정도로 넓습니다. 좀 더 좁혀도 문장을 읽는 데는 문제가 없을 텐데, 책이 신국판 판형이라서 더 눈에 띄는군요. 사실 이 문제는 20대 여성 대상의 일본 소설 번역 출판물에서 흔히 보이는 문제입니다. 가끔 보다보면 좀 화가 날 정도입니다. 20대를 어린 학생으로 보는 건지, 가끔은 좀 지나쳐요. 김영사의 사회과학 서적은 이런 실수가 적은 편인데 어째서 이런 사소한 실수가 눈에 띄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20대에게 어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걸까요? 그 부분은 조금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