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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 : 옥구슬 민나 ㅣ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3
김여름 외 지음, 김다솔 해설 / 열림원 / 2024년 5월
평점 :
“이 세계의 모든 것은 존재의 증명”이다.
(김여름, <공중산책> 28쪽)
문학웹진 LIM의 젊은 작가 소설집3 <옥구슬 민나>를 읽었다. 5월이 되고 숱한 문예지가 출간되었지만, 개중에서도 림은 기존에 읽어 보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를테면 <옥구슬 민나>는 유일신 신화를 현호정 작가가 나름대로 풀어낸 소설로 이제까지 어디서도 보지 못한 문체와 독특한 서사 방식을 가졌다. 이야기는 불교 저서 <마하푸라나>의 문장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우주를 만드는 것이 그에게 무슨 득이 되는가?”
이 문장에 작가의 답이 이렇다. “우주 만물에 신(민나)가 있기에 신(민나)이 만나는 모든 관계가 우주가 된다.” 유일신 ‘민나’가 세계를 창조했다는 발상에서 나아가 신이 관심을 가진 만물에 신이 깃들고 이 상호작용으로 인해 빅뱅이 일어난다. 이러한 세계관은 <림>의 다른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김여름의 <공중산책>도 다음과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 “이 세계의 모든 것은 존재의 증명”라는 문장은 모든 존재를 위로한다. 유령이 된 주인공이 애인과 함께 영화를 보며 희미한 자신의 존재에 질문을 던진다. 그가 유령이 된 이유는 한이 남아서가 아니다. 그저 재미있어서다. 유령의 존재에 원한이나 미련을 덧붙이지 않는 자세, 이는 인간에게도 적용될 것이다. 우리는 단지 재미있어서 존재한다. 별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그냥. 모든 존재에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 김여름, <공중산책> 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