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엄마 말의 힘 - 자기주도가 가능한 초등 공부습관 잡아주기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은지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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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책의 표지에 적힌 몇 가지 표현이 마음에 걸렸다. ‘공부전문가의 특급노하우’라든가, ‘자기주도가 가능한 초등 공부습관 잡아주기’ 같은 표현이 그랬다. 마치 100일 간 이러저러한 말들을 쏟아내기만 하면 극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특히 공부에서 성적 향상 같은 것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는 염려에서였다. 그럼에도 책을 펼친 이유는 최근 아이와의 대화에서의 변화 때문이었다.


내 아이는 늘 말이 많고, 질문이 많고, 그 안에서 쏟아내는 통찰력이 반짝이는 아이다. 덕분에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시간이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아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특히 최근 들어 대화의 내용과 깊이에 찾아온 크나큰 변화들을 느꼈다. 그 어떤 시기, 그 어떤 지점에서든 아이에게 필요한 응원과 지지의 말을 전해주고 함께 고민하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어쩐지 이 책에서 그런 방향들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나를 책 앞으로 이끌었다.


결론은, 표지만 두고 떠올린 염려들은 괜한 기우였다. 삶의 여러 지점을 관통하는 지혜, 다양한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강력한 응원, 곧고 확실한 가르침의 방향,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큰 힘, 구체적인 의사소통의 대안까지 … 책에서 안내하는 엄마의 말들은 꼭 아이에게가 아니라 그 어느 누구에게나,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따뜻하고 정돈된 강한 힘이 묻어 있었다. 이 책 덕에 잊고 있었던 육아 중심을 새로이 환기할 수 있었고, 직접 필요한 말들을 입 밖으로 꺼내어보는 연습도 할 수 있었다.


DAY1에서 DAY100까지, 제목마다 날짜가 붙어있지만 그저 1번에서 100번까지 100가지의 조언들로 보아도 무방하다. 굳이 100일이라는 표현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공부, 운동, 다이어트 등 원하는 방향으로 습관을 잡기까지 적어도 100일 정도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접근하면 이 제목과 구성의 근거를 받아들이기가 더 수월하다. 덕분에 책을 덮은 지금 내게 이 책은 아이에게 건네는 용기와 지지의 말, 응원과 반듯한 가르침의 말의 참고서로 남았다. 때마다 목차를 훑으며 지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한 마디를 찾아 펼쳐본 뒤 마음을 환기하며 필요한 이야기를 전달하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아이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두고두고 여러 번 펼쳐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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