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인간 - 좋아하는 마음에서 더 좋아하는 마음으로
한정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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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처럼 구체적인 이름을 매번 붙이거나 구체적으로 각 모습들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지 않았을 뿐, 돌아보면 나 역시 여러 모습의 A, B, C … 로 환승하며 살아왔다. 내 삶을 스쳐간 수많은 환승들을 떠올리고 천천히 소화시키듯 곱씹으며 읽었다. 환승, 그게 뭐냐고 묻는 지독히도 안정된 삶을 살지는 못했으나 나는 환승하며 걸어온 나의 지난 모든 삶을 사랑한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무수히 많은 환승을 거치며 본연의 나에게 더 가까워졌는지도 모르겠다.





공감가는 많은 포인트마다 열심히 플래그를 붙이고, 메모를 끄적였다. 저자의 솔직한 (고백과도 같은) 글 앞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다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배웠다. 원해서든, 원치 않아서든, 좋아해서든, 좋아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어서든 환승할 수 밖에 없었던 수많은 세월 앞에 결국 고스란히 남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일 터. 추리고 추려내진, 어쩌면 화장터의 불이 꺼진 뒤에 남은 몇 안되는 뼛조각처럼 순수한 나의 모습을 알아가고 또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일. 우리의 삶은 그런 방향이었으면 좋겠다고, 결국은 나 자신이라는 종점으로 내달리는 환승이었으면 좋겠다고 단단하지만 나즈막한 목소리로 내게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나의 다음 환승은 또 어디일지 기대하게 된다. 굳이 선택하라면 안정보다는 환승이, 익숙한 모습보다는 생경한 모습으로의 환승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는 그 간의 다양한 환승들이 내게 남긴 아름답고 소중한 흔적들 덕분이라 생각한다. 결국은 그 모든 환승들은 본연의,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로 향하는 발걸음일 것이므로. 지금도 여러 이유로 환승하고 있을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부디 그 환승들을 만끽하기를, 끝내 나에게로 달려가는 환승이기를, 마지막에 남은 스스로를 보다 기꺼이 꼭 안아줄 수 있기를 마음 다해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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