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읽기 모임에서 사피엔스를 읽고 있다. 사피엔스 첫 머리글을 읽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초반의 여러 단락을 읽는 중에 갑자기 이런 말이 나온다. 지금까지 나열된 이 글은 모두 유발 하라리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 AI가 흉내내어 쓴 글이라고. 유려한 표현으로 둔갑한 것도, 더 깊은 지식을 자랑한 것도 아니었다. 정말 유발 하라리가 할 것만 같은 이야기들을 그의 문체를 따라 참 잘도 따라했다 싶었다. 그게 꽤 섬뜩하기까지 했다. 챗gpt는 여러 장면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다. 나는 다른 이들이 본인의 순수창작물을 만드는 대신 편리하게 챗gpt에 기대는 것이 대해서만 우려하는 쪽이었다.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몰랐던 셈이다. 챗gpt가 보여주는 그 자료에는 출처가 생략되어 있다. 사피엔스에서 AI가 데이터 베이스 상 모든 자료를 추합해 유발 하라리를 흉내낸 것처럼 다양한 자료가 뒤섞이는 과정에 누군가의 지식재산권이 침해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그 침해당한 당사자가 나일 수도 있다. 지식재산권에 대해 친절하고도 풍부한 설명이 눈길을 끈다. 나만의 특성을 세상이 알리는 수단, 지식재산권. 다양하면서도 세세한 사례들을 다루고 있어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큰 무리가 없다. 법적 용어라고 해도 일상에 우리에게 이미 밀접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 불편감 없이 소화 가능하다. 저작물은 별도의 등록이 없더라도 창작되는 그 순간부터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 다른 이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을 경계하고 조심할 뿐 아니라,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의 저작권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