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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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어른이 돼서 뭐가 되고 싶은지 쓰라고 하셨어요."
노아가 얘기한다.
"그래서 뭐라고 썼는데?"
"먼저 어린아이로 사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썼어요."
"아주 훌륭한 답변이로구나."
"그렇죠? 저는 어른이 아니라 노인이 되고 싶어요. 어른들은 화만 내고, 웃는 건 어린애들이랑 노인들뿐이잖아요." - P66

노아는 물고기를 낚는 법과 큰 생각을 두려워하지 않는법과 밤하늘을 쳐다보며 그것이 숫자로 이루어졌음을 파악하는 법을 가르쳐준 노인의 손을 잡는다. 거의 모두가두려워하는 영원이라는 것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으니 그런 점에서 수학이 노아에게는 축복이었다. 노아가 우주를 사랑하는 이유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죽지 않기 때문이다. 평생 자신을 떠날 일이 없기 때문이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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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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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때는 배가 고프면 더 슬퍼져. 괴로워지지. 그럴 때는 밥을 먹어, 혹시 죽어버리고 싶은 만큼 슬플 일이 생기면 일단밥을 먹으렴. 한끼를 먹었으면 그 한 끼만큼 살아 또 배가 고파지면 또 한 끼를 먹고 그 한 끼만큼 사는 거야. 그렇게 어떻게든 견디면서 삶을 이어가는 거야..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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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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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단어
진짜.

가장 기쁠 때
드물게 내가 진짜일 때, 가식 떨지 않을 때,
마음에 모순이 없을 때.
깨끗하게 감탄할 때.
‘아! 그래. 이렇게 하면 되겠네! 어떻게 해야할지 알겠어!‘ 이런 느낌이 들 때.
이제 좀 나아졌군!‘ 이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우리 모두 생각보다 더 잘해냈을 때.
우리 모두 더 믿을 만하게 행동했을 때.

오늘의 헛수고
오늘도 나는 다른 사람을 닮으려고 너무노력했다.
오늘도 나는 다른 사람 마음에 들려고 너무 노력했다.
오늘도 나는 나의 그림자로 살았다. - P61

인생에 대한 수많은 정의가 있지만 이런 정의는어떨까? ‘말과 몸이 협력해서 빚어내는 이야기. 몸은 여러 모로 신비한 요소가 있다. 몸은 노화를 겪으며 낡는데 그 낡은 몸이 결코 낡을 수 없는 기억을 담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인간의 몸을 가리켜 피를담는 자루가 시간을 담는다고 했다. 시간은 어디론가우리를 데리고 간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우리가 가는공간은 자신의 몸이다. 쿤데라의 말대로 우리는 반드시 자신의 몸과 단둘만이 남겨진 시간을 마주한다.
몸에 관한 한 우리는 시작과 끝을 먼저 알고 중간 부분을 나중에 아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 P115

우리의 삶은 결국 평생에 걸친 몇 개의 사랑으로 요약될 것이다. 어떤 곳이 밝고 찬란하다면 그 안에 빛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해 한 해 빛을 따라더 멀리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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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마음 델핀 드 비강의 마음시리즈 2
델핀 드 비강 지음, 윤석헌 옮김 / 레모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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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다가가 포옹했다. 헤어스프레이의 달콤한 향이풍겼다. 그 향이 전하는 추억의 힘은 여전히, 오늘까지도, 그대로 내게 남아 있다. - P23

몇 분이 지나 누군가 간식을 가지고 들어온다. 조그만 빨대가 달린 조그만 사과 주스, 그리고 조그만 비닐에 싸인 조그만빵, 아이들 놀이방의 것과 똑같다.
이런 것들이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어요, 미쉬카 할머니. 짧은 보폭, 깜박 졸기, 조그만 간식거리들, 짧은 외출들, 짧은 방문들.
작아지고 축소되었지만, 완벽하게 규정된 삶. - P40

"사면서 처음으로 다른 누군가를 관심을 가지고 보살폈어.
나 말고 다른 사람 말이야. 그게 모든 것을 바꾸더라, 알겠니,
마리야. 다른 사람 때문에 두려울 수 있어, 자기가 아닌 다른사람 때문에. 그래도 그건 정말 큰 행운이란다." - P89

내가 졌다. 나는 그 사실을 안다. 나는 이렇게 상황이 확 달라지는 지점을 안다. 그 원인은 모르지만, 결과만은 가늠한다.
싸움에서 졌다.
그렇지만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절대 그럴 수 없다. 그렇지않으면 더더욱 나빠질 것이다. 끝없이 추락할 것이다.
싸워야만 한다. 단어 하나 하나. 필사적으로, 아무것도 양보해서는 안 된다. 자음 하나, 모음 하나도. 언어가 없다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 - P115

나는 언어치료사다. 말과 침묵, 말해지지 않은 것들과 일한다. 수치심과 비밀, 회한과 일한다. 부재와 사라진 기억들, 그리고 이름, 이미지, 향기를 거쳐 되돌아온 기억들과 일한다. 나는어제와 오늘의 고통과 일한다. 속내 이야기들과.
그리고 죽는다는 두려움과 함께.
이런 것들이 내가 다루는 일이다.
그런데 계속 나를 놀라게 하는 것, 심지어 경악하게 하는것, 때로는 숨이 멎을 정도로 놀라게 하는 것 - 십 년도 넘게이 일을 한 지금도 여전히 - 은 바로 어린 시절 고통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생생하게 타오르는 흔적.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다.
나는 나이 든 환자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일흔 살, 여든 살,
아흔 살이다. 그들은 오래전 기억들을 들려준다. 옛 시절, 조상들의 시절, 역사 이전의 시절을 이야기한다. 십오 년, 이십 년,
삼십 년 전에 그들의 부모가 죽었지만, 그들이 아이였던 시절받은 고통은 여전히 그들 안에 남아 있다. 어린 시절의 고통이그들의 얼굴에서 읽힌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에서 저절로들린다. 맨눈으로도 그 고통이 그들의 몸과 혈관을 때리는 것을 본다. 닫힌 공간에서 순환하며. - P126

나이가 든다는 것은 잃어버릴 줄 아는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매주, 아니 거의 매주 새로운 손실과 손상, 손해를 입는 것이다. 이게 내가 이해한 바이다.
그리고 이득이 되는 것을 적는 칸에는 이제 아무것도 실려있지 않다.
어느 날부터 더는 달릴 수도, 걸을 수도, 몸을 숙일 수도, 몸을 굽힐 수도, 쳐들 수도, 당길 수도, 접을 수도, 돌릴 수도 없다. 처음엔 이쪽, 그다음에는 반대쪽으로, 앞으로도, 뒤로도 돌릴 수 없다. 아침에 안 되는 것은 저녁에도 안 되고, 아예 되지않는다. 끝없이 익숙해진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기억과 지표, 단어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균형과 시력, 시간 개념과 잠, 청각, 그리고 정신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주어졌던 것을, 쟁취했던 것을, 자격을 갖추고 있던 것을,
투쟁했던 것을, 영원히 가지리라 생각했던 것을 잃어버리는것이다.
새로운 조건에 맞추는 것이다.
새로이 조직하는 것이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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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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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한참 동안 의미 없는 메시지를 주고받다보면 갑자기 바람빠진 풍선처럼 모든 게 다 부질없어지곤 했는데, 그가 나에게 (어떤 의미에서든)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단지 벽에 대고서라도 무슨 얘기든 털어놓고 싶을 만큼 외로운사람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나는 그런 외로운마음의 온도를, 냄새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때의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 P90

그 사람은 끝까지, 정말이지 끝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말만 했고, 내게 뭔가를 가르치려 들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처음이자마지막으로 나를 위한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눈을감고 그의 번호를 지웠다. 눈꺼풀에 인두로 지져놓은 것처럼 그의 번호가 선명히 떠올랐지만 언젠가는 이것조차기억에서 지워지리라 생각했다. - P167

인생이 예상처럼, 차트의 숫자처럼 차곡차곡 정리되지는않으며, 오히려 가장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핏줄이 연결된 것처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존재가, 실은 커다란 미지의 존재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인생의 어떤 시점에는 포기해야 하는 때가 온다는 것을. 그러니 지금 내가 할수 있는 것은 모든 생각을 멈추고, 고작 지고 뜨는 태양따위에 의미를 부여하며 미소 짓는 그녀를 그저 바라보는일. - P181

삶에 불이 꺼지고 나니 이상하게 나 자신이 나에 대해 하나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의 방이 어떻게 생겼는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먹고 살았는지, 쉴 때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불을 켜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해나가야 할지…… 인생에 뚜렷한지표나 청사진이 없었던 적이 처음이었고, 그래서 지독한무능에 빠진 기분이었지요.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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