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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부른 아이 2 : 검은 생명체의 비밀 ㅣ 용이 부른 아이 2
가시와바 사치코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빛에듀 / 2025년 12월
평점 :
*이 리뷰는 체크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고 쓴 글입니다.

동화책과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언제나 선한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복잡한 생각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아이들을 위한 책 속에서 편안함을 찾게 된다. 일본 아동 문학의 거장 가시와바 사치코가 쓴 <용이 부른 아이>는 그런 감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번에 읽은 <용이 부른 아이 2 :검은 생명체의 비밀> 은 전작의 흐름을 잇는 두 번째 이야기로, 주인공 미아가 신비로운 생명체 고키바와 함께 성장과 책임, 그리고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발견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용이 부른 아이 2 : 검은 생명체의 비밀>의 작가 가시와바 사치코는 일본 아동 문학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작가로, 환상적인 설정 속에서도 인물의 감정과 선택을 섬세하게 다루는 데 강점이 있다. 이 작품에서도 거대한 세계관이나 화려한 사건보다, 한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행동하는지가 이야기 중심에 놓인다.
미아는 골짜기 마을 출신으로, 용의 부름을 받아 왕궁으로 오게 된 아이이다. 1편에서는 저주로 인해 수백 년 동안 주머니 같은 모습으로 살아야 했던 용의 기사 우스즈를 구하는 이야기가 펼쳐졌고, 2편에서는 그 이후 이 시간이 이어진다. 미아는 우스즈의 하녀로 일하며 역시 저주로 돌이 되었다가 풀려난 '별의 소리 마녀'와 함께 지내고 있다.



이야기는 왕족 마카도의 부름으로 미아가 보물전의 지하 암흑 창고를 찾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곳에서 미아는 다이아몬드 같은 돌에서 깨어난 검은 생명체를 만나게 되고 이 존재는 '고키바'라는 이름을 얻는다. 고키바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을 돌보는 사람이 어떤 모습을 바라는지에 따라 형태가 변한다는 점이다. 모두가 용의 왕을 떠올리지만 고키바는 그 기대에 곧바로 응답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고키바는 곁에 있는 사람의 힘과 존재를 흡수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 왕궁에서는 위험한 존재로 판단된다. 제거하라는 명령이 내려오지만, 미아는 그를 버리지 못하고 정체를 밝히기 위해 먹구름 도시의 도둑 시장으로 향한다. 이 여정에서 만나는 짐승 장수와 그의 딸, 음울한 시장의 풍경은 이야기 긴장감을 더하면서도 세계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고키바가 스스로 의지를 갖게 되는 순간이다. 처음에는 주변의 기대에 맞춰 용이되려 하지만, 미아는 고키바에게 "네가 되고 싶은 것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그 이후 고키바는 타인의 바람이 아닌 자신의 생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 장면을 읽으며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어른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여기에 사타케 미호의 그림은 이야기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 <마녀 배달부 키키>에서 느꼈던 것처럼 과하게 감정을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인물이 표정과 공기를 정확히 짚어낸다. 글과 그림이 서로 앞서지 않고 함께 흐르기 때문에, 어린 독자뿐 아니라 동화책을 좋아하는 어른에게도 편안하게 읽힌다.
2편부터 읽었지만 충분히 재미있었고, 그래서 더더욱 1편과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선한 이야기, 스스로 선택하며 성장하는 인물, 그리고 믿고 읽을 수 있는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조합. <용이 부른 아이 2>는 아이들에게는 좋은 이야기로, 어른들에게는 잠시 마음을 쉬게 해 주는 책으로 오래 남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