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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음을 모아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45
서혜듬 지음 / 안전가옥 / 2025년 7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위로받고 싶을 때, 따뜻한 판타지 로맨스 한 권은 큰 힘이 된다. 서혜듬 작가의 <온 마음을 모아>는 바로 그런 작품이다. 2023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 '로맨스 도파민' 수상작을 장편으로 확장한 이 소설은, 현실의 아픔과 상상의 세계를 교차하며 독자의 마음을 단단히 잡는다.

주인공 권모아는 어린 시절부터 틱장애로 인해 늘 세상의 시선을 견뎌야 했다. 말이 튀어나오듯 나오는 소리와 몸의 불규칙한 움직임은 주변의 놀림과 차별을 불러왔고, 결국 평범한 직장 생활조차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동물들과는 그런 시선이 없을 것이라 믿고 수의사가 되었지만, 그마저도 보호자의 민원으로 그만둬야 했다. 사랑하는 엄마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그녀는 세상에 홀로 남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결국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뜻밖의 발견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집 한쪽이 신비로운 세계, '별다락'으로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 달의 그림자 뒤편에 존재한다는 별다락은 인간의 세계와는 다른 질서가 흐르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모아는 인간이지만 기억해주는 이가 없어 별다락에 남게 된 '문지기'를 만나게 된다. 외로움 속에서 살아온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는 법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기 시작한다.

틱장애라는 현실적 아픔을 가진 인물이 주인공으로 설정되면서, 이야기는 훨씬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흔히 '별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평범한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결핍의 전부일 수 있다. 모아와 문지기의 만남은 곧 상처와 상처가 서로를 보듬는 과정이며, 이는 곧 사랑이 가진 회복의 힘을 보여준다.
특히 별다락의 세계관은 신선하다. <신비한 동물사전>의 동물들을 연상시킨다. 인간 세계와 분리된 채 살아가던 신비로운 존재들이 갑작스럽게 열린 문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 모습은 판타지적 요소로 흥미를 일으킨다. 다만 별다락 자체의 구체적 묘사가 부족한 게 아쉽다.
<온 마음을 모아>는 판타지와 로맨스의 설렘 위에 "외로움"이라는 키워드를 진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따뜻한 감성과 애틋한 서사가 어우러져, 읽는 이의 마음에 스며든다. 흔한 로맨스와 달리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낸 점도 시선을 끈다. 새롭고 가슴 뭉클한 로맨스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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