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보의 사랑 달달북다 12
이미상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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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잠보의 사랑>의 주인공 은 예민한 아버지와 함께한 어린 시절을 지나며 이미 ‘힘듦’이라는 감정을 너무 일찍 배웠다. 사소한 일에도 터지는 아버지의 신경질, 식욕조차 사라질 만큼 억눌린 유년. 가족들은 아버지의 죽음에 슬퍼하기보다 안도했다. 하지만 주인공은 깨닫게 된다. 자신에게도 아버지의 ‘예민함’이 고스란히 유전되었음을. 밥도 잠도 인간관계도 버겁기만 하다.

그럭저럭 균형을 맞추며 적응에 가던 그는 코로나로 가족들이 모두 함께 집에 있게 되면서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처한다. 결국 그는 독립을 선언하고 어머니가 사놓은 구옥으로 독립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된다. 그리고 스무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연인 '선숙이 누나'가 그의 삶에 들어온다.

그녀는 따뜻하면서도 단호하고, 불완전한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주인공 잠보는 그녀와 함께하며 고요함과 안식을 경험하고, 일상의 감각을 되찾아간다.

하지만 모든 관계에는 균열이 생긴다. 사랑의 호르몬이 식고, 그녀가 평범하고 낡아 보이기 시작하면서 관계는 기울기 시작한다.

이미상 작가는 이 변화를 감정 과잉 없이 아주 현실적인 문장으로 그려낸다. 담백하고 정제된 문장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래서인지 그 과정이 더 진하고 아프게 다가온다.

주인공이 처음 잠에 빠졌던 것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도피였지만, 끝내 말 한마디 없이 잠에 들어가는 후반의 장면은, 이별조차 감당하지 못한 비겁함의 결과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그녀를 통해 자신의 병을 극복한 그는, 나이 많은 연인과의 연애가 세상에 나가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정리한다. 어쩐지 입맛이 씁쓸해지는 결말이다.

책 후반에는 '작가의 작업 일기'도 실려 있어, 작품이 어떤 고민 끝에 완성되었는지 알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다.

인상적이고 달콤 쌉싸름한 <잠보의 사랑>을 여러분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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