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퍼즐 바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10
김청귤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초자연적 현상으로 인해 신체 일부가 분리되는 증상을 겪는 사람들. 그들의 신체는 그것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자본가의 표적이 된다. 주인공 이하나는 신체를 조각내 이용하는 거대 자본에 맞설 방법을 다름아닌 사랑에서 발견한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막대한 수입과 쾌적한 환경을 보장하는 기업의 연구실에 자발적으로 입소한다. 하지만 그들의 조각난 신체는 어디로 갔을까. 마지막까지 남은 이하나는 그 선득한 진실을 알아차리고 이한과 스스로를 살릴 방법을 강구한다.


『재와 물거품』으로 김청귤 작가를 처음 접했고, 소재가 취향에 맞는 것에 비해 소설의 완성도가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신작 『퍼즐 바디』에서 작가는 그 아쉬움이 무색하도록 눈부신 성장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이를 향한 두근거림보다 세상을 더 크게 뒤흔드는 힘이 있던가.” 


평론가의 코멘트에 기대가 컸는데, 기대치를 온전히 충족시켜 준 결말이다. 서사적 쾌감이 넘치는 결말은 지극히도 낭만적이다. 보통 사람들의 연대와 사랑이 거대 자본에 맞서는 힘이 될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대해 소설의 결말은 그렇다고 대답하기 때문에.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착취의 굴레에 갇힌 개인의 저항을 가장 신선한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이하나와 이한의 관계를 깊게 풀어나갔으면 플롯이 보다 설득력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150페이지 남짓의 짧은 분량에 박진감 넘치게 풀어낸 이야기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찾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욘드
최의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무장애’를 추구하던 국가 사업이 참사가 발생하며 되려 더 많은 사람들을 사회의 테두리 밖으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는다. 진상조차 규명되지 않은 참사를 이해하고자 분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서술 방식이 독특해 고유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소설은 기억과 함께 정체성까지 잃어버린 인물의 2인칭 시점으로 시작한다. 그 때문에 독자들은 기억을 잃은 인물만큼이나 큰 혼란에 빠져 소설의 배경을 탐험하게 된다. 마치 벽처럼 솟은 천안역, 그 안에서 벌어진 참사.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누가 진정으로 약자의 편인가.


사회 속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국가가 공인하는 사이보그 시술을 받지 못해 불법 의료 시술을 받고 ‘불구단’으로서 폐허가 되는 천안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작품은 이들 중 여럿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천천히 독자에게 사건의 전말을 보여준다.


서술 방식으로 인해 줄거리를 따라가기 어려웠지만, 나름의 매력이 확실하고 한국 사회 소수자의 입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라 뜻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엑스와이프
어설라 패럿 지음, 정해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고전이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 이제야 고전으로 새로이 정의되는 듯한 소설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지 않나 싶다. 1920년대 미국의 경제호황과 양차대전, 급격히 변하는 가치관 속 ‘이혼녀’의 삶을 다루는 만큼 현대의 관점에서도 파격적이고 진보적이다.


주인공 패트리샤는 순수하게 사랑했던 남편 피터와 이혼한 후 커리어우먼으로서 뉴욕의 향락을 즐기며 살아간다. 겉으로는 화려한 그 삶 이면에는 깊은 슬픔과 내적 갈등, 찰나의 행복과 불행이 도사린다. 자극적인 키워드로 풀어낸 이야기지만, 이 소설은 자전적인 요소가 있는 만큼 그녀의 성장 서사로도 읽힌다.


추파를 던지는 수많은 남자 중 패트리샤가 기댈 수 있었던 이들. 불행과 자유가 혼잡하게 뒤섞인 이혼의 과정에 내내 패트리샤를 지탱해 준 여성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 자신. 온전히 알기에는 너무도 복잡한 그 여성에게 패트리샤가 정중히 고개 숙이는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읽는 내내 패트리샤의 감정에 지나치게 이입되어서 마음이 힘들다가도, 사건이 어떻게 펼쳐질지 몰라 그녀만큼이나 불안해하며 계속해 읽어 나가게 된다. 그만큼 완성도도 뛰어나고 꽉 닫힌 해피엔딩이 아님에도 결말에 이르러 모든 게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첫눈에 정이 가는 인물이 아닌데도 작가가 그 인물의 내면을 풀어내는 방식에 속절없이 매료되는 과정을 사랑하는데, 딱 그 기분을 느끼게 해준 소설. 특히 여성이라면 꼭 한번쯤은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시대를 초월하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작품이 고전이라면, 당대의 상황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의 내면을 면밀히 고찰한 작품 역시 고전에 걸맞지 않나 생각한다. 엑스와이프는 후자의 관점에서 어느 모로 보나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작품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편에서 이리가 오늘의 젊은 작가 53
윤강은 지음 / 민음사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생존주의 시대의 사랑을 재발명한다”는 심사평에 지극히 공감하게 되는 소설. 혹은 “생존주의 시대의 연대를 재발명한다”고도 쓸 수 있겠다. 세계가 눈으로 뒤덮인 멸종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대사회의 은유로도 읽혀 흥미롭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중반 이후부터 명확히 드러난다. 바로 ‘기억’을 끝내 붙들어야 한다는 것. “저편에서 이리가”라는 제목이 생소하게 들려 무슨 뜻일지 계속해 고민했는데, 발문을 읽고서야 깨달았다. 저편(과거)의 ‘이리’가, 라는 미완성의 어구.


이리는 주인공 중 하나인 유안이 과거의 생물도감을 읽다 발견한 멸종된 동물이다. 대멸종 시대에도 인간과 함께하는 개들을 바라보며 유안은 오래 전 사라진 이리에 대해 생각한다. 그 동물을 기억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과거와 뒤얽힌 우리의 현재는 기억함으로써 살아나갈 당위성을 부여받는다.


“저편에서”는 그렇게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 과거로부터 들려오는 이리의 울음소리를 의미하기도, 주인공들이 살아나갈 미래를 의미하기도 한다. 단 한 사람이더라도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조각이더라도 붙들 수 있는 기억이 있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소설.


현대사회도 결국 경계 태세를 갖추고 내내 서로 갈등하는 아포칼립스 속 한반도의 지역들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이 생존주의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살아갈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작가는 그 답을 가장 작은 형태의 연대에서 찾는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진정으로 손을 맞잡을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그것만으로 살아나갈 수 있다고. 주인공들 사이 관계성이 복잡하면서도 아름답게 서술되어 취향에 맞았다. 사랑보다 더 깊은, 서로에 대한 온전한 이해로 맞닿는 관계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연한 작별
김화진 외 지음 / 책깃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다양한 형태의 작별을 고하는 여섯 편의 이야기들단편소설집을 읽을 때면 잘 와닿지 않는 단편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인데, 그런 단편 하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200페이지 남짓의 짧은 분량 안에 이렇게까지 의미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들어차 있다는 게 감격스러울 정도. 


더욱이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단편이 많고, 그와 결부된작별 의미를 생각해보게 해서 더욱 빠져 읽었다. 내게는 좋은 작별이 절실했던 해라서 무언가를 떠나보내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라고 떠밀어 주는 단편들이 너무나 힘이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