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한정희와 나]

한정희와 나 - 2017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이기호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1월

제 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만났다. 그 수상자는 이기호 작가님이다. 처음 만난 책은 <웬만해서 아무렇지 않다>라는 책이었는데, 그 이후로 작가님이 쓴 작품을 모두 읽었다. <한정희와 나> 또한 작가님의 특색이 잘 드러난 책이라는 생각에 만나보았다.

한정희와 나

이기호

다산책방

 <한정희와 나>는 수상작과 자선작인 이기호 작가님의 작품과 수상후보작 8편이 함께 실려있다. 모두 단편소설로 우리 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단면들이 드러나 있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 본 작가들의 생각을 만날 수 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생각해볼거리를 제시하고 있다.
 소설이지만 현재 우리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현실감이 크게 다가온다. <한정희와 나>는 학폭위와 관련된 정희의 모습과 그를 바라보면 우리의 속마음이 드러난다. 주인공이 바라보는 정희의 모습과 아내가 바라보는 정희의 모습이 함께 투영되었으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에서는 어떤 행위가 길어지게 되면 그에 대한 생각이 변화한다는 것과 타인에 의해서 나서게 될 경우 나도 모르게 애꿎은 사람들에게 화를 내게 될 수도 있다는 것, 완벽하지 않은 인간의 한 단면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타인을 대할 때 필요한 배려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손톱>의 경우 우리의 청년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그들의 치열한 삶을 만날 수 있었고, <601,602>에서는 가부장적 사회, 남아선호사상의 피해자를 통해 우리사회가 변해야 함을 보여준다.
 이 책에 실린 모든 단편들을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세상에 드러내어 우리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작가들의 의도가 잘 드러나 있다. 좋은게 좋다며 숨기던 옛날의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잘못된 것을 비판하며, 조금씩이라도 고쳐 나가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 우리가 당면한 과제가 아닌가 한다. 우리 또한 자신을 가끔씩 돌아보며 성찰하는 자세를 가지고 사회에 나아간다면 변화를 더 빨리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