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정돈하고 계신가요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내가 내일 죽는다면 - 삶을 정돈하는 가장 따뜻한 방법, 데스클리닝
마르가레타 망누손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17년 9월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죽는 순서는 없듯이 삶의 정답은 없다.
우리는 그런 삶을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하고 있는가... 

내가 내일 죽는다면

마르가레타 망누손 지음/ 황소연 옮김

시공사

시공사에서 나온 <내가 내일 죽는다면>은
우리의 삶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을 저변에 담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다.
스웨덴 사람들은 데스클리닝을 한다고 하는데 과연 이 데스클리닝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데스 클리닝'
이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감에 있어서 그 두려움은 따뜻함으로 변했다.
의미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죽음을 정리한다는 것인데, 진정한 의미는 내 삶의 주변을 정리한다는 의미이다.
비단 죽음을 앞 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준비를 해 두는 것이다.

한동안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을 했는데 그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언제 떠나거나 이사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최소한의 필요한 것만을 구비해 두고
생활하는 삶이 미니멀 라이프...
이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을 더한 것이 바로 데스 클리닝이다.

책 사이에 따뜻한 삽화들을 통해 데스 클리닝이 결코 힘들거나 어두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유동적이기에 미리 준비해 두면, 아름답고 따뜻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음을 담담히 제시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겪었던 삶을 경험을 토대로 느껴온 것들을 풀어내고 있어서 공감이 더욱 잘 되는 이야기다.
내가 떠난 후 남은 사람들에게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만을 남기는 작업이 데스클리닝임을 알려주어
우리가 삶을 가끔 되돌아 보면서 정리해 나갈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작가의 경험을 들여다 보면 참 행복한 추억이 많음을 알 수있다.
데스클리닝 작업을 통해 추억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듯하다.

나도 가끔 옷을 정리하거나 물건을 정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그것에 담긴 추억들이 생각나기 마련이라 정리하기 힘든 경우가 더러 있었다.
왠지 아쉬운 마음이 가득해서 고민하다가 다시 넣어두는 경우가 허다해서
정리하는 목적이 무색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서 생각이 변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작가가 제시하는 데스클리닝의 방법으로 하면 정리하는 작업이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장난감이나 책, 옷가지들이 즐비했던 우리집..
이제는 아이도 컸고 슬슬 미니멀 라이프에 돌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데스클리닝을 알게 되니 더욱 단단해지는 마음을 느낀다.

잔잔한 에세이를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고 추억을 되새기며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만 앞섰던 것들을 이제는 실천으로 옮겨 나만의 따뜻한 미니멀 라이프를 즐겨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