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의 붉은 비단보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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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은 이율곡의 어머니로서도 유명하지만 여류화가로도 유명하지요.
사실 글도 잘 지었다는 재주 많은 여인이었던 신사임당...
우리는 그녀의 외적인 모습만을 알고 있는데, 그녀가 지은 글귀의 하나를 통해
인간적인 모습을 바라 본 소설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어진 어머니상에다 똑똑한 여류화가였던 사임당인 그녀를 다른 시작으로 바라본 이야기다.
제목에서 보여주는 붉은 비단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이야기를 읽어감에 사임당에게 있어서 붉은 비단보는 그녀의 내적인 삶을
오롯이 담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높은 양반의 자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부유한 집에 깨어있는 생각을 가진 부모 덕에
글공부와 그림을 배울 수 있었던 그녀는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인으로서 주어진 삶은 자유로운 영혼을 억압하게 되고
그것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는 그녀의 모습이 참 안타깝다.

 

 

 

 

 

 

 

작가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되어준 그녀의 글귀...
이 시 속에서 말하는 이는 누구일까? 그녀의 남편이 아닌 또다른 그 누군가는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아이들의 어머니가 아닌, 한 사람의 아내가 아닌
오롯한 여인으로서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이야기다.

어린 그녀의 모습에서부터 어른이 된, 죽음에 이를 때까지의 이야기를 닮고 있다.
어린시절 이기적인 모습이나, 동생을 돌보는 자상한 모습,
친구들과의 모습, 누군가를 연모하는 모습등을 잘 그려내고 있으며
그 사이에 있는 내적 갈등을 통해 그녀 또한 한 평범한 여인이었음을 보여준다.

 

 

 

 

 

 

 

삶을 포기하고자 하는 때도 있었으나 마음의 모든 것은 비우고
무하유지향을 깨닫게 된 그녀는 남은 삶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
무하유지향은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곳, 참으로 행복한 곳 또는 마음의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이는 삶의 해탈의 경지를 이르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인 관점이 아닌 인간적인 관점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길지 않는 생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정절을 중시하던 조선시대에서 반전을 담은 붉은 비단보...

사임당의 친구로 등장하는 초롱과 가연은 황진이와 허난설헌을 의미한다고 한다.(작가의 글)
이는 재주 있던 여인들이 시대를 잘못타고 태어나 불행한 삶을 살았던 그녀들을
같은 여자로서 위로하는 의미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같은 시대가 아닌 그녀들을 동시대의 인물로 설정함으로써 서로를 위로하게 만드는
작가의 의도가 참으로 좋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임당의 삶이 아니지만 진정으로 원하던

그녀의 삶이 붉은 비단보에 담겨있으니
한 번은 풀어보면서 그녀가 원하던 진정한 삶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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