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날리다
김우남 지음 / 문예출판사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간만에 단편소설을 만나보았다. 김우남 작가님의 책은 처음 접하는데 총 7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 이야기에서 생각을 이끌어 내고 있다.

 

 

 

 

 

 

뻐꾸기 날리다

김우남 소설집

문예출판사

 

 

 <빨래하는 여자>는 임신한 채 성폭행을 당한 한 여자를 아이를 유산하게 되면서 일상적인 빨래에 집착하게 되는 이야기다. 아내의 변화를 별스럽게 감지하지 못한 남편은 주변의 이야기에 아내의 행동을 되짚어 보면서 문제가 생겼음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 속 평범함에 묻혀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는 어쩌면 우리의 안일함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입춘>은 우리 세대보다 이전의 세대 이야기다. 할아버지와 전처, 새어머니, 아버지 세대에 생겨났던 가족의 복잡함과 더불어 서로의 이익에는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새어머니의 학대를 받았던 아버지, 할머니의 전 아들들의 이야기 속에서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들의 이기심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유난했던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게 된 나는 새로운 봄이 오기를 기대하는데 이는 모두에는 평온한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뻐꾸기 날리다>에서는 소위 학력을 위조한 한 여자를 둘러싼 주변사람들의 말들이 주를 이루는데 결국 그 여자가 주변을 정리하는 이야기다. 제목의 뜻처럼 자신의 학력을 부풀려서 거짓말을 하지만 결국 자신의 거짓말로 상황을 극복하는 그녀를 보면서 황망함을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고난도 계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우리는 매사를 주의깊게 살 필요가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학벌을 중시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에 일침을 가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은 우리의 유산인 직지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은 사실적으로 담겨있다. 직지를 기사로 다루게 된 주인공이 박병선 여사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열정과 노력을 보여준다. 이에 반하여 한국의 무기력한 모습이 대비된다. 또 <직지>라는 책 속에 등장하는 에피소드와 구절을 인용하여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천지만물의 생멸은 먼 과거부터 존재해왔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인간이 이것을 의식하고 인식해서 마음에 담고 기억하는 것이다. 마찾가지로 불안도 실체가 없는데 우리스스로 불안을 만드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 사실을 자각한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지는 역사의 비밀 혹은 세상의 진실을 밝혀주는 손가락이 아닐까? 그런데 달을 가르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은 왜 보고 있나?

뻐꾸기 날리다중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

우리는 무엇이 중요한지 관가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 곳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세상을 살면서 남과는 다른 눈을 가지기 쉽지 않겠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우리는 지켜보아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묵언>에서는 새어머니의 폭언과 폭행, 시어머니의 모욕 속에서 내 편 없이 살아온 한 여자가 묵언하는 곳에서 깨달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묵언하는 곳에서 명상을 하던 주인공은 눈에 거슬리는 한 여자를 보게 된다. 하지만 어느 새벽 그 여자의 방을 지나치면서 자신의 편견을 깨닫고 스스로 자신을 속박하고 덫을 놓았음을 알게 된다. 답답한 주인공의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라도 자신을 펼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이야기다.

  <아줌마>는 흔히 아이가 있는 엄마를 지칭하데, 여기서는 가사도우미를 이야기한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스스로가 조금은 높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게 된 주인공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일하는 아줌마의 상황을 고려치 않고 자신의 상황만을 생각하다가 커다란 문제에 직면하게되자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발뺌하려는 모습은 배려가 없는 우리네의 모습이 아닌가.

  <서리 내린 들에 홀로 핀 꽃, 노아>는 유일하게 현대가 아닌 조선 명종시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은둔 선비인 춘담과 그의 딸 노아가 사는 함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당시 양반들의 횡포에 고통받고 있는 백성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를 반영하고 누명을 쓴 아버지를 위해 발휘하는 노아의 기지, 그 기지에 반해 결국 함안으로 내려온 이 안사와 행복한 결말을 이룬다.

  단편집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모두 여성이다. 그들은 우리와 결코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인물이며,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올바른 것이지 생각하게끔 한다. 같은 여성으로서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사회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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