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6
알베르 카뮈 지음, 이휘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만났다. 모방송에 나오기도 했지만 사회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책이기도 하고, 학창시절 읽었을 때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하기도 해서 만나보았다.




페스트
알베르 카뮈
문예출판사
 
의사 리외는 쥐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며 주변을 지켜본다. 쥐의 사체는 점점 더 많아지고 이에 사람들의 관심은 모두 이를 향한다. 아픔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이 전염병이 페스트임을 감지하면서 오랑시는 폐쇄되는 지경에 이른다. 이에 고군부투하는 리와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들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름 노력을 하지만 더욱 확대되는 상황에 이르고 수많은 이들의 죽음을 묵도하게 된다.



  우리 사회도 사스, 메르스, 이번에 겪게 된 코로나 감염병까지 많은 일들을 겪었다. 이 속에는 나는 아니겠지?하는 생각을 한 번 쯤은 했을 것이다. 사스나 메르스보다 장기간 이어진 이번 전염병을 보면서 페스트와 비슷한 점을 발견한다. 사람들의 모습조차도 비슷하다. 상황에 악화되면서 책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을 새삼 현재 우리의 모습 속에서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전염병 속의 사회를 다양한 배경묘사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는 그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반항을 직접적이기보다 이렇게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데서 그의 특별함이 더욱 돋보인다.



가장 인상깊은 인물은 타루라는 인물로 그가 자신의 일생을 리외에게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누구나 간접적인 살인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생각없이 던지 한 마디 말이나 방관, 사소한 동조 등등. "비록 인간을 구원해줄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그들에게 되도록 해를 덜 끼치고 때로는 약간의 선을 행하도록 해줄 수 있는 것입이다." 이에 페스트의 혼란 속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일을 하던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페스트가 사라질 즈음 페스트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다. 이는 역시 윤리적 부조리의 한 단면이 아닌가 한다. 또다른 인물 랑베르 역시 처음에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오랑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로 점철되었으나 오히려 그 시기가 다가오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남게 되는 그의 모습, 전염병에 대해 침착한 대도를 보였던 리외 역시 어린아이의 죽음 앞에서는 흥분하는 모습 등 페스트로 인해 변해가는 다양한 인물들을 모습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사실적으로 볼 수 있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하는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게 된다.



  페스트가 물러 난 오랑시에는 행복의 환희가 넘쳐나지만, 아내의 죽음과 친구 타루의 죽음을 동시에 맞이한 리외는 페스트는 잠깐 숨어있을 뿐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는 작가가 생각하는 모순의 명철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언제가 우리를 또다시 흔들 수 있는 일들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의미한다. 이런 사회 부조리에 맞서 해결하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그가 이야기하는 반항, 인간의 존엄성을 이야기한다. 현실도피보다 먼저 그 현상을 직시하고 바라보면서 올바른 것들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임을 말한다.

예전에는 어렵게만 느껴졌던 책인데 이제는 나이를 먹고, 전염병이 있는 현실 속에서 만나서 그런지 이해되는 부분이 많았다. 리외와 타루, 랑베르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세상은 좀 더 인간적인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사회 어딘가 있을 그들을 응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