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
금수현.금난새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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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존경하는 금난새 지휘자의 사부곡을 담은 책이다. 그 분의 음악회를 서너 번 가 보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첫 번째 음악회였다. 내가 10대였을 때 부모님의 지인 초대로 갔었다. 그는 클래식이 일반 대중과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 친숙하고 가까운 음악회를 하고 싶다며 곡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에피소드까지 전하며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어려운 곡들이 재미있고 즐겁게 다가왔던 기억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다산책방

 

 

 

 

전체 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앞 3장은 아버지 금수현이 쓴 칼럼 75편이 실려있고, 4장은 금난새가 쓴 25편의 글이 실려있다. <거리의 심리학>이라는 책으로 이미 출간되었던 것을 금난새의 이야기와 함께 재 출간된 책인 모양이다. 아버지 금수현의 이야기는 짤막한 이야기 속에 웃음과 해학, 풍자가 담겨져 있다. 읽다보면 오늘날과 다른 옛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며 당시 사회에 그의 생각들을 만날 수 있다.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속에 우리에게 들려줄 지혜가 담긴 이야기들을 삽입하여 짧지만 풍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아들 금난새의 이야기는 자신의 학창시절부터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느끼게 되었던 오랜 기간의 실제 경험했던 일들을 주 내용으로 그가 새롭게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들려준다. 음악가이지만 사회 봉사에도, 국위선양에도, 이웃들에게, 학생들에게도, 또다른 후배 음악가들에게 베푸는 그의 친절은 내가 음악회에서 느꼈던 것처럼 권위있는 지휘가가 아닌 친숙한 아저씨와 같은 모습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서 아버지를 찾게 되고, 결국 아버지의 아들이기에 그렇다는 결론을 내리는데 역시 이는 사랑이 아닐까 한다. 아버지에게 받았던 사랑을 타인에게 베푸는 그의 모습에서 인간적인 따뜻함과 진실함이 느껴진다. 수많은 감투를 쓰고 다양한 역할을 하시고 계시지만 언제나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음악가 금난새는 여전히 존경스럽다. 아버지와는 달라보이고 싶지만 결국 그 길을 따르게 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은 듯하다.

용기라는 것은 안다는 것으로만 생기는 것이 아니고 뜻가짐이 있어야 한다.(p35)

사실은 제 나라의 케케묵은 예술이 최상의 것으로 보일 때는 발전없는 마지막이다.(p119)

인간의 가치란 자기 자신의 노력에 의해 올라가는 법이다.(p157)

마음을 다해 칭잔하고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이 바로 아부다. (p217)

음악은 소통입니다. 음악은 결국 마음을 전달하는 거에요. (p253)

인생이라는 오선지 위에도 음표처럼 배려와 감사 같은 것들이 채워져야만

비로소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나올 수 있지 않을까.(p265)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랑, 배려, 감사등을 만날 수 있었던 책이다. 인생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와 더불어 모두가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 속에 추운 겨울이 마냥 따뜻하게 느껴진다. 에필로그에서 이야기하는 아버지에 대한 생각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닮아가는 자신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제대로된 배려와 감사가 무엇인지 만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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