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맨부커 상 수상자인 줄리언 반스의 책을 만났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로 읽는 작품이다. 에세이와 소설을 넘나드는 작가의 미술 에세이는 흥미롭다.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다산책방

 줄리언 반스가 생각하는 미술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다양한 작가와 작품, 그에 대한 생각들을 다룬다. 사실 미술관에 딸과 함께 가끔은 가지만 어떠한 지식을 가진 것이라기 보다 익숙한 작품, 관심있는 작가의 작품을 보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생각한 것들을 뒤집고 새롭게 만나게 해준다. 반스가 생각하는 미술은 그의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다. 당대 최고의 작가들의 그림 이면에서 찾는 의미들은 우리를 흥미롭게 만든다. 특히 그가 보고 생각했던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에는 방대한 지식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그가 다양한 지식과 통찰을 지닌 작가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드가나 마티스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가 이야기 하는 드가나 마티스는 전혀 다르다. 발레 그림을 찾으면 드가 생각이 절로 나는데 그는 드가를 -여자의 은밀한 모양을 품위 없게 그리는 일에 주력하는 화가-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런 그의 생각들은 전혀 다른 시각으로 작품을 보는 것이며, 그림이나 예술가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소개하면서 작품에 대한 흥미를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그의 독특한 안목은 사소한 미술 산 책에서 전문가적인 요소를 보이며 그만의 상상력으로 우리를 미술세계로 인도한다. 그와 함께 미술 산책을 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은 미술관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든다. 이는 그가 가진 필력의 또다른 묘미가 아닌기 한다.

 사실 두 번 째 읽었던 책은 그닥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 이번 책은 기대없이 읽었는데 오히려 미술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해주었다. 그의 놀라운 상상력으로 바라본 작품을 들을 통해 재미는 물론이고 그가 전하는 미술학적 지식들은 낯설지만 익숙하게 만든다. 내용이 쉽지 않지만 그림과 함께 읽다보면 어느새 이야기 속에 푹 빠진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줄리언 반스와 함께 하는 특별한 그림여행을 동참해 본다면 어느새 그림과 가까워지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