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예찬 - 품격있는 휴식법

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회사를 관두고 육아를 하고, 게을러지기 시작한 나를 가끔 느낀다. 게으름을 예찬을 보니 게으름의 미학은 어디선가 본 듯한 기억이 있지만 내용은 가물가물, 작가가 게으름을 예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으름 예찬

로버드 디세이 지음

다산초당

인류가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우리는 여유를 찾을 수 없는 현실이 있다. 새롭고 편리한 것들이 생겨나면 그만큼 시간의 여유가 생겨야 하는데 오히려 멀티 태스킹을 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사회의 문제점을 제시하며 진정한 휴식이 무엇인지 다양한 전문가의 인용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는 책이다.

요즘 워라벨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맞추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을 실천하기가 어렵고 타인이 눈을 의식하며 살아왔기에 남은 시간 자기 개발하기에 바쁜 우리들이다. 그런 우리들에게 삶의 여유를 가지며 재충전의 시간을 제대로 가지는 것이 중요한다고 전달한다. 작가 자신의 삶도 우리와 다를 바 없었으나 하이스미스의 <리플리>라는 소설이 그에게 변곡점이 되었다. 우리가 품격있는 휴식을 즐길 수 없는 원인을 여가의 의미를 둘러싼 혼란과 탐욕으로 보고 있으며, 이런 우리들에게 제대로 된 휴식을 통해 가치를 배우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여러가지 휴식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 공감을 이끌어 내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그 가치를 풀어내고 있다. 현대인에게는 어느새 가장 가까운 것이 된 인터넷,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걷기 산책, 파트너에 관한 이야기등, 내가 생각하고 있던 고정관념은 어느새 깨어지고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휴식에 대한 의미를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현실과 다른 세계에 있는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작가가 제시하는 <당신이 제대로 못쉬고 있다는 신호 열 가지>는 우리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당신이 제대로 못쉬고 있다는 신호 10가지

1.멍 떼리고 있는 시간은 낭비라고 생각한다.

2.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주로 잠을 깨기 위해서다.

3.게임과 스포츠는 이기느냐 지느냐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독서는 순수한 즐거움보다 숙제하듯 책을 읽는다.

5.깨어 있을 때 쓰는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해서 잠을 잔다.

6.목적지 없이 걷는 산책보다는 헥스클럽에서 하는 운동을 선호한다.

7.여행을 갈 땐 0부터 10까지 촘촘하게 계획을 세운다.

8.재미로 외국어를 배워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9.갑작스러운 휴가가 주어져도 막상 하고 싶은 게 별로 없다.

10.'내 삶은 언제 즐기지?'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위에 언급된 10가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삶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역시 무엇을 하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잠을 깨기 위한 커피 보다는 생각을 하고 쉬어갈 수 있는 커피, 계획없이 발길 닿는대로 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이는 좋은 것이구나, 꼭 한 번 실천해 보아야겠구나, 가끔은 멍 떼리며 리셋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듯하다. 특히 쓸데 없는 걱정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은 정말 하지 말아야겠구나...등등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가끔은 나 자신을 분리하여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아보는 것도 좋다.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휴식법을 찾아서 재충전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힘을 얻는 것이 진정한 휴식이 아닌가 한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품격있는 휴식법을 자신에 맞게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