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강의로 유명한 최태성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역사적 인물로 통해 만나는 인문학 <역사의
쓸모>를 만나봅니다. 워낙 강의도 재미있게 듣고 해서 그런지 책 서술방식도 친근하니 참 좋네요. 딱딱하지 않아서 좋고, 역사를 가까이
만난다는 느낌이 물씬 드는 책이었어요.
역사의쓸모
최태성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보다는 그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이 중심이 되고 있어요. 선생님이 겪어온 삶과 더불어 함께 한 역사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요, 그가
느낀 역사와 그 인물들의 이야기에 푹 빠졌던 시간입니다. 공부를 위한 역사와 나의 삶의 길잡이가 될 역사를 구분지으며,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특별한 점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역사에 대한 선생님의 사랑이 듬뿍 담겨있더라구요.
흔히
우리는 꿈이나 장래희망을 이야기 하면서 멘토는 누구인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요. 저 역시 우리집 그녀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데, 이 책을 읽고는
참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나 역사적 인물을 멘토로 정해보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이미 평가가 되어있는 있는 인물이고
웬만해선 변하지 않는다라는 것, 꿈은 명사가 아닌 동사로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 이는 꿈을 정하고 이루는 방향까지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의 역사는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음에도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조상들의 끝없는 노력
덕분이지요.
저물어 가는 조선에는 그들이
있었다.
그들을 그저
아무개다.
그 아무개들이 모두의 이름이,
의병이다.
원컨대 조선이 훗날까지 살아남아
유구히 흐른다면,
역사에 그 이름 한 줄이면
된다.
이처럼 이름모를 이들의 노력, 권력을 가짐에도 오히려 백성을 위했던 인물들, 겸손을 모토로 지녔던
그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만나면서 역사에 대한 시선이 달라진 것 같아요. 책에 소개되어진 여러 인물들의
일화를 통해 그들을 다시 보게 되는 시간을 마련해줍니다.
과거와 현재, 시대는 다르지만 알고보면 일어난 일은
비슷합니다. 권력에 있어서, 무역에 있어서, 남녀평등에 있어서... 다양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지요.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현재와
연결시키는 시간도 만들어 주었답니다.
- 정계를 떠나고자 하는 내 선택이
주의와 분별의 잣대에 비추어서도 그릇되지 아니한 선택이라 믿는다. 한 사람의 선택이 사회의 문화를 형성하고 그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시 영향을 미칩니다. 내가 내뱉는 말과 지금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살펴볼 수 있다면 선택한 한결 쉬워질
것입니다.
- 누군가의 주장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일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은 상대가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헤아려보는
일입니다.
- 나의 이익, 내 집단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세요. 문제를 제기하세요. 다만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과연 옳은지, 역사나 인류의 발전 방향과 맥을 같이하는지 반드시
짚어보아야 합니다.
- 의지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이런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는 당면한 문제에 대한 나의 온도를 몇 도에
맞춘 것인지 조절할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 사람에 대한 평가는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런 구절들을 만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만 중요하고 내가 먼저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나에게는 있었구나. 알게 모르게 깊에 숨어있던 나를 드러내 고스란히 보게 된 시간이었어요. 나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님을 알면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돌아보게 되었던 시간입니다. 역사는 우리의 삶을 지혜롭게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가끔을 역사
속으로 여행을 떠나 위로받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지혜와 교훈을 알려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에요. 선생님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역사의 의미는 우리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것이랍니다. 올해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아닐 수 없는데요, 그래서 역사가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