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고학년
여자아이 하나미가 주인공으로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하고 있다. 나(하나)는 아빠가 없고 엄마와 둘이서 살고 있다. 한모부 가정이니 사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하나(하나미)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 엄마는 힘든 건설현장에서 일한다. 여자로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것은 바로 딸 하나 때문이다. 둘이서 살아내기 힘든 현실이지만, 그 현실에 비관하지 않고 나름 행복하게 산다. 엄마와 대화를 자주하면서 서로의
존재감이 잘 나타난다. 나이에 비해 철이 든 하나이지만 어린애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친구와 비밀, 엄마에 대한 배려,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른스러운 모습이 엿보여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주인공이다. 그런 아이가 바라본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하다. 아직은 살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웃들과 빈부와 관계없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세상을 보고 있는 순수한 마음이 돋보인다. 그래서
최연소 작가가 쓴 글임을 짐작하게끔 한다. 특히나 가난한 현실임에도 그것을 비관하기 보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행복을 찾아가는 모녀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책 속에 등장하는 드리밍랜드는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의미하는 듯하다. 지금은 가지 못하는 곳이지만 언젠가는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모녀의 이야기 외에 등장하는 학교 친구 미카미... 그가 사립중학교에 진학을 못하자 그의 엄마는
그를 기숙학교로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엄마가 주변을 의식한데다 자신의 출생마저 문제삼자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그가 강으로 뛰어들려고 하는
순간 하나모녀가 등장한다. 그리고 무언가 눈치를 챈 하나 엄마를 미카미를 집으로 데려가 중학교 입학을 축하하면 밥을 먹인다. 미카미를 하나
모녀를 만나 느끼는 것이 많아지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가족이 모두 자신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 형과 누나의 따뜻한 말과 선물에
감동을 느끼고 눈물을 흘린다. 하나와는 또다른 가정의 모습이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았던 미카미는 가족의 사랑을 느끼며 기숙학교를 가게 되고 언젠가
하나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결심을 한다.
하나 모녀로 인해 주변의 변화하는 사람들을 보여줌으로써 희망을 가지면 어떻게든 매달려서 살 수 있다는
것, 행복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 오는 것이다. 겐토나 미카미는 하나 모녀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다. 나도
하나모녀의 모습을 만나며 나의 삶을 돌아본다. 과연 나는 삶이 힘들다 투정만 하고 살았던 것은 아닐까. 하루하루 단순하게 살아가는 듯한
모습속에서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책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이다. 우리집 그녀도 하나처럼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하고 싶다'라고 이야기 해주길 바라면서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