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순례길이다 - 지친 영혼의 위로, 대성당에서 대성당까지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랑이 지난해부터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꼭 한 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모양인데 그 거리가 만만치 않아서 쉽게 답을 해 줄 수 없었다. 그 와중에 방송에서도 나오고 책은 물론 주변에서 순례길을 떠나는 분들도 계시다보니 이 산티아고 순례길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궁금해졌다. <스페인은 순례길이다>는 건축가인 작가가 직접 순례길을 다니며 보았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스페인은 순례길이다

김희곤지음/ 오브제

 

 

 

 728km에 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역사를 시작으로 하는 이 책은 작가가 직접 걸어간 여정을 건축과 함께 이야기 하고 있다. 기행문과 같은 글이라 생생한 생동감과 묘사가 뛰어나 책 속에 첨부된 사진을 굳이 보지 않아도 상상이 될 정도다. 책을 읽지만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책이다.

 

 

 

 

 

 프랑스길이라고도 불리는 이 순례길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으로 팜플로나, 부르고스, 레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세상의 끝이라 생각하는 피스테라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이 길에는 유럽의 역사를 담은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특히 다양한 건축양식들도 만날 수 있는데 바로크, 르네상스, 로마네스크, 고딕, 신고전주의, 스페인의 펠라테레스코양식 등 화려하거나 소박하거나 섬세한 건축물들, 그 건축물에 담긴 다양한 역사와 이야기등이 책을 보는 흥미를 돋운다.

 

 

 

 

 

 

시대에 따라 변해온 순례길은 유럽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으며, 그 속에 들어있는 문화와 열정을 느끼게 서술해 나가는 작가의 필력또한 감동이다. 그런 순례길과 함께 해 온 성당, 수도관, 풍경 등은 순탄치 않았던 그 시대를 상상하게 만들어주고, 그것을 지키려는 그들의 노력 또한 보여주고 있다. 길고 긴 여정 속에서 신에 대한 사랑과 감동, 건출물들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세지들, 그 건축물들과 풍경, 주변을 바라보는 순간 느끼는 작가의 오롯한 감정 또한 묘사로 보여주고 있어서 마치 함께 여행하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같은 이름의 크고 작은 성당들의 소박함에는 정겨움이 있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이나, 팜플로나 대성당, 부르고스 대성당(산타마리아대성당), 레온 대성당, 산티아고 대성당은 거대함과 화려함, 대칭구조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힘들고 지친 순례자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는 곳들이기에 순례길을 떠난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신과 좀 더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더 없이 좋은 듯하다. 또 요즘 방송에서 보이는 알베르게와 같은 익숙한 지명도 책을 더 가까이 하게 해주었다.

?

 

 

 

 

 

 

 

 

 

 긴 여정을 끝낸 그 감동은 엄청나게 크다. 특히나 그 여정을 표현한 구절은 잊지 못할 것이다.

"화창한 봄날 , 세상의 어떤 책보다 지혜로운 산타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대성당과 수도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화의 세례를 받고 전설과 역사의 축복을 받으며, 산티아고의 무덤으로 걸었다. 중세 돌의 신전이 뿜어내는 불굴의 용기를 마시며 걸었다. 파리 센강의 스핑크스처럼 웅크리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생 드니의 순교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피레네 산맥을 걸었다. 팜플로나 대성당, 부르고스 대성당, 레온 대성당을 거쳐 산타아고 대성당에 도착했다. 마침내 산티아고의 황금 등짝을 끌어안았다."

 작가가 생각한 순례길을 한 눈에 보여주는 글귀가 아닌가 한다. 표현력이 뛰어난 작가의 순례길을 힘들지만 즐길 수 있는 길임을 보여준다. 산타아고는 중세 스페인을 일으켜 세우고 유럽을 깨운 역사적 인물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그를 기리기 위한 순례길을 역사는 계속 될 것 같다. 언제가 나도 이 길을 걸으며 역사와 동화되어 그 역사와 문화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단순히 요즘에 트렌드에 맞추어 한' 번 걸어보자'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신화, 사랑, 역사, 문화, 열정들을 생각하면서 걸어보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