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장편소설
다산책방
결혼을 앞둔 한 남녀에게 일어난 어이없는 일이다. 갑작스런 호흡곤란으로 찾게 된 병원에서 백혈병을 진단받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순식간에 찾아온 이들의 불행에서의 희망은 리디아다. 카린은 죽고 나는 아빠가 된다. 그러나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빠가 아닌 톰. 매번 느끼는 거지만 국가기관은 참으로 형식적인 것을 많이 요구하는 것 같다. 스웨덴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현실도 힘이 드는데
아빠가 되기 위해 이중으로 힘든 그에게 다행히 함께 하는 가족이 있었고 웃음을 주는 딸이 있다. 우리의 삶 속에 존재하는 희노애락이 모두 응집된
소설임을 느낀다. 글의 구성방식이 현재형이라 더욱 실화임을 인식하게 된다.
죽어가는 엄마와 아이사이를 오가며 그들의 온기를 전하려는 톰(나)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만날 수 있다. 자신의 슬픔을
표현하기 보다는 묵묵히 현실을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이 더욱 안타까움을 전한다.
- 내 이름은 이제 아빠다. 아이가 또 나를 부르고 있으니 내게는 생각에
잠길 시간도 뭔가를 느낄 시간도 없다.-
담요를 통한 엄마와 아이의 유대관계를 형성하려는 모습, 자신의 아이이기에 주변에서 도와준다는 것도 마다하고 직접
키우려는 책임감이 대단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카린과의 이야기, 가족과의 이야기, 친구와의 이야기,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주변을 돌아보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현재가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행운임을 알게 만드는 소설이다. 요즘 흔히 말하는 '소확행'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게 되는 소설이 아닌가
한다.